주가 올라도 저PBR 굴레…상장사 절반 ‘1배 미만’
李대통령 지적에도 0.3배 미만 142곳
자본효율 개선 안돼 만성적 저평가 구조
업계 “주주환원에 장기 실효성 보일것”

정부가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명단 공개를 예고했어도 장부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장사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올랐는데도 PBR이 낮아진 기업도 적지 않아 만성적인 저평가 구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PBR’을 분석한 결과 19일 기준 PBR 1배 미만 종목은 전체 2534개사 중 1256곳으로 집계됐다.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가 열린 3월 18일 1244곳과 비교하면 두 달 새 12곳 늘었다. 전체 상장사 수가 같은 기간 6곳 증가한 점을 감안해도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49.21%에서 49.57%로 사실상 변함이 없다. 상장사 절반가량이 여전히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상태에 머문 셈이다. PBR은 시가총액을 기업의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통상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장부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저PBR 기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상장사 중 PBR 1배 미만 기업은 523곳에서 532곳으로 9곳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721곳에서 724곳으로 3곳 증가했다. PBR 0.3배 미만인 기업도 양 시장 합산 기준 146곳에서 142곳으로 4곳 줄어드는 데 그쳤다. 코스닥은 64곳에서 55곳으로 9곳 감소했지만 코스피는 82곳에서 87곳으로 되레 5곳 늘었다.

문제는 정부가 저PBR 기업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음에도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리스트를 반기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대상 기업에는 종목명 앞에 ‘저PBR’ 태그를 붙인다. 그럼에도 발표 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저PBR 기업군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일부 기업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PBR이 낮아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73% 오른 가운데 성창기업지주는 주가가 298.95% 뛰었지만 PBR은 0.18배에서 0.13배로 하락했다. SG&G도 주가가 89.55% 상승했지만 PBR은 0.18배에서 0.15배로 낮아졌다.
이처럼 저PBR 해소가 더딘 것은 주가 반등에도 자본 효율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장부가치 할인 평가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PBR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려면 주가가 오르거나 자기자본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영업과 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저PBR 해소만을 목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지주회사나 금융·철강·화학·유틸리티처럼 보유 자산 규모가 크거나 업황 변동성이 큰 업종은 구조적으로 PBR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PBR 0.3배 미만 종목 87개 가운데 지주·금융·철강·화학·유틸리티 성격으로 분류되는 종목은 38곳으로 43.7%를 차지했다. 정부의 압박만으로 두 달 만에 저평가가 해소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도 저PBR 해소를 단기간에 끌어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자사주 처분과 배당 확대에 나선 기업이 늘고 있지만 주가 재평가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많은 기업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저PBR 정책의 실효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스피, 20일선 코 앞에… “7000선 지지 여부 주목해야”
- 아틀라스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美서 생산…정의선식 로봇 생태계 구축
- “서울대 간판도 버렸다”…의대行 자퇴 3년 연속 상승
- 李 “전화해서 하루 더 머물게 할까요”…웃음꽃 핀 한일 만찬장
- 삼성도 참전한 ‘AI 안경’…모바일 게임체인저 된다
- “1억 넣었다면 단 1년 만에 3억 됐다”…AI 열풍에 美 상장 노리는 ‘이 기업’
- ‘원가 하락’ 비웃듯 7500원 육박…수입란 풀어도 안 꺾이는 금계란 미스터리
- “월 100만원씩 따박따박” 국민연금 수급자 110만명 넘었는데…女는 고작 ‘7만명’, 이유가
- “24시간 내내 30㎞ 제한”…경찰, 스쿨존 속도 규제 완화 추진
- “반도체? 개미들이나 사라”…韓 증시서 84조 던진 외국인 ‘뭉칫돈’ 몰린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