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식품사 손잡고 '온리' 상품 늘린다
e커머스 '록인 효과' 노려
"물류 직접 투자도 검토"
네이버 커머스 푸드기획팀은 최근 데이터를 분석하다가 슈퍼 곡물인 ‘카무트’ 연관 검색량이 확 뛴 것을 발견했다. 지난 1분기에 전 분기보다 36% 급증했다. 동원F&B에 제안해 ‘양반 카무트밥’이라는 상품을 기획했다. 이 제품을 오는 28일 네이버 동원F&B 스토어에 독점 공개한다.
네이버가 식품 기업과 손잡고 네이버 플랫폼에서만 살 수 있는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단독 제품과 인공지능(AI) 추천을 결합한 커머스 ‘록인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단독 식품’ 40% 확대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식품 카테고리의 단독 상품(네이버 온리) 수를 전년보다 40% 확대한다. 이미 CJ제일제당, 동원F&B, 풀무원 등 국내 주요 식품 기업과 협의를 시작했다. 네이버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단독 신제품을 식품사에 제안하고 독점으로 파는 것이 핵심이다. 임주형 네이버 푸드 E-KAM 리더는 “식품은 반복 구매가 많아 단골을 만들면 유리한 영역”이라고 했다.
곰곰 탐사 등 식품 자체브랜드(PB)로 경쟁력을 확보한 쿠팡과는 결이 다른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쿠팡 등 플랫폼 PB는 제조브랜드(NB)와 경쟁 관계에 놓인다. 이에 비해 네이버 온리 제품은 식품사의 브랜드를 앞세운다. 고객을 끌어들일 단독 제품은 필요하지만, PB 편향 논란은 부담스러운 네이버가 식품사와 협업해 ‘윈윈 실험’을 하는 것이다.
단독 제품은 기획에서 출시까지 2~4개월 걸린다. 네이버 로고 삽입 여부부터 상품 용량, 포장, 마케팅 방법까지 식품사와 협의한다. 핵심은 데이터다. CJ제일제당과 협업한 ‘황금햇반’은 햇반 리뷰 데이터에서 ‘거칠지 않은 식감’ ‘볶음밥 할 때 제격인 고슬밥’ 등의 내용을 보고 시작했다. 즉석밥 시장에서 다양한 쌀 품종과 식감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출시했다.
동원F&B와 선보인 ‘녹차 담은 동원참치’는 담백한 참치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고 녹차추출물을 넣어 느끼한 맛을 잡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풀무원의 ‘생수 퍼플에디션’, 하림의 ‘더미식 당찬진미 백미밥’도 네이버 단독 제품이다.
◇하반기 ‘무제한 무료배송’도 도입
네이버는 ‘온리’ 브랜드를 단순한 전용 상품이 아니라 일종의 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존 e커머스는 제조사가 만든 상품을 그대로 가져와 파는 구조였다면 네이버 단독 제품은 플랫폼이 데이터를 들고 제조사의 연구·개발(R&D)과 상품기획 단계에 깊숙이 개입하는 방식이다. 각 기업의 네이버스토어에서 팔리기 때문에 제조사도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다. 후속 제품을 개발하거나 리뉴얼 전략을 짜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가 단독 상품을 앞세워 커머스 록인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함께 지원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로켓배송과 원클릭 구매 등 속도와 편의성을 앞세웠다면 네이버는 검색과 맞춤형 추천 등 취향 소비가 강점”이라며 “세부 수요가 많은 식품 카테고리에서 기획형 단독 상품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하반기에 ‘무제한 무료배송’ 제도를 도입해 배송 시스템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물류 직접 투자 모델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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