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총파업"…李대통령 "영업익 배분 요구 선 넘었다"
勞 "사측이 조정안 거부"
使 "적자 보상, 원칙 훼손"

삼성전자 성과급을 둘러싼 막판 노사 협상이 20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례 없는 총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문제’를 놓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직후 “조정안에 대해 노동조합은 수락했고, 사측은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하지 않아 최종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사는 오전 9시30분부터 두 시간여 동안 막판 합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종료 후 브리핑에서 “두세 가지 핵심 사안에서 근본적인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대 걸림돌은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배분 비율이었다. 노조는 전사적 기여도를 인정해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DS)부문 전체에 균등 배분하고, 30%만 실적에 따라 나누자고 했다. 특정 사업부의 일시적 실적 악화로 노동자가 과도한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사측은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사업부별 실적과 기여도에 연동된 기존 체계를 고수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노조가 많이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즉각 유감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파업 최종 시한 전까지라도 노사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요 외신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을 긴급 보도했다. 이번 총파업이 가뜩이나 취약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경제 및 신인도에 미칠 치명적인 파급력을 감안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정부가 실제 발동할지가 이번 사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막판 타결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사가 이날 오후 4시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대화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으면서다.
李대통령, 국무회의서 삼성 노조 저격
"세금 떼기 전 이익 배분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영업이익을 배분받는 건 (노동자가 아니라) 투자자”라며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노조가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 단체교섭을 하고 이익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적정한 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연대와 책임이라는 중요한 원리가 작용한다”며 “몇몇의 이익만을 위해 집단적으로 무언가를 관철해내라고 무력을 준 게 아니다”고 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가 정부가 중재한 사후조정 결렬을 선언하고 21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지 약 2시간30분 만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내놔야 한다는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 배분은 노조가 아니라 주주(투자자)의 권리라는 인식이다. 전체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게 영업이익이다. 정부가 법인세 등 세금을 거둬들이기 전의 이익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에 대해 노조가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게 이 대통령 생각이다. 삼성전자에 앞서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과 투자의 대가를 구분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조정의 최종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선을 넘었을 때 사회 전체 공동체를 위해, 모두를 위해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주어진 책임’을 언급한 것은 삼성전자 노조가 끝내 총파업에 들어가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당장 도움이 되거나 이익이 될지는 몰라도 길게 보면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라며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면에 존재하는 연대와 책임 의식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채연/곽용희/한재영 기자/세종·수원=원종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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