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간병인 특약' 4년 만에 20배 커졌다
간병특약 보장한도 '반토막'
판매 경쟁에 특약 고성장했지만
지급 보험금 4년 새 500배 폭증
허위청구·사기로 손해율 악화돼
간병일당 20만→10만원으로 '뚝'
국내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보험 시장이 출시 4년 만에 2조원대로 확대됐다. 고령화로 사적 간병비 부담이 커지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출시 첫해인 2021년 대비 20배 규모로 성장했지만, 이 기간 지급된 보험금은 500배로 폭증해 보험료 인상이나 보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인당 보험금 205만원으로 늘어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해보험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원수보험료는 전년(1조3001억원) 대비 60.3% 증가한 2조844억원으로 집계됐다.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이 처음 나온 2021년(1017억원)과 비교하면 20배로 커졌다.
간병인 사용일당은 입원 등으로 간병인을 쓸 때 하루 단위로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운전자보험 보험료가 5조60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주계약이 아니라 특약 보험료가 조 단위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 증가 속도가 보험료 수입 증가세를 크게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5대 손보사가 간병인 특약으로 지급한 보험금은 2021년 10억원에서 지난해 4821억원으로 500배 가까이 불어났다. 1인당 보험금은 전년(184만원) 대비 11.4% 증가한 205만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120만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7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계약자는 52만6313명에서 390만2960명으로 늘었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증가 배경으로 일부 가입자의 부당 청구를 지목하고 있다. 가족 간 허위 간병, 간병비 페이백(돌려받기)을 통한 부당 청구, 병원·간병업체·모집인이 연계된 보험사기, 설계사가 운영하는 간병업체를 통한 허위 청구 등으로 적발된 사례가 증가했다.
손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손해율은 12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특약이나 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 때마다 손해율 악화 문제가 반복되는데 보험사의 판매 경쟁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위험률과 담보 수준, 보험료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판매 경쟁에 나서고, 보험금 한도를 지나치게 높이면서 계약자의 과잉 이용을 부추기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4년 보험사들이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하루 보장 한도는 20만원까지 올라갔다. 이듬해 손해율이 높아지자 보험사들은 한도를 10만~15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보험사 고질적 문제 개선해야”
보험사들이 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장을 빠르게 키운 뒤 손해율이 악화하면 뒤늦게 보장 조건을 조정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은 출시 초기 선임비 한도가 기존 1000만원의 열 배 수준인 1억원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도가 1500만원대로 대폭 축소됐다. 도수치료 특약, 독감보험, 간호·간병보험 등도 마찬가지다.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역시 손실 부담이 커지면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료가 오르거나 보장 한도가 더 줄어드는 방식으로 다수 가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부원장은 “보험사가 상품 설계 단계에서 계약자의 악의적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약관상 통제 장치를 마련했어야 한다”며 “사후에 문제를 고치기보다 리스크를 예방하려는 보험사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전닉스' 팔아치우자 증시 휘청이는데…증권가 웃는 이유
- "졸업하면 바로 삼전닉스 입사"…10대 몰리더니 '깜짝' [이슈+]
- "부산에서는 1원도 안 쓰겠다" 뿔난 BTS팬들…무박 챌린지도
- '4200만원 주고 샀어요'…중고 시장서 잘나가는 車 정체 [프라이스&]
- '억대 연봉' 꿈꾸고 입사했는데…돼지우리에서 일하는 이유
- "또 일본 갈 줄 알았는데"…5월 황금연휴 1위 여행지 어디?
- CIS, 첨단 정밀 장비로 日 배터리 업체도 홀렸다
- "한국에 최우선 공급하겠다"…중동 6개국 '깜짝 선언'
- "호텔서 커피 마셨더니…" 조회수 '300만' 대박 영상의 비밀 [현장+]
- "32만전자 간다"…삼성전자, 역대급 잭팟 예고에 주가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