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체포영장” 언급한 네타냐후 뜻밖의 근황…전쟁 탓 미룬 ‘부패재판’ 출석 중
뇌물·사기·배임 혐의 3개 사건 기소 6년 넘어가
이란전 기간 4월28일 첫 법정출석…통산 81번째
1000·4000번 이어 2000번 사건 19일 증언대
적대적 튀르키예·이란 통신 “88번째 출석” 추적
AA·IRIB 등 ‘국제형사재판소(ICC) 수배’ 부각도
이스라엘군 韓활동가 탑승선박 나포로도 긴장↑
李대통령 “ICC서 전범 체포영장…우리도 판단”
미군과의 2월 28일 이란 공습전쟁 개시, 4월 8일 이후 휴전 국면에서도 부패 혐의 ‘재판 지연’ 논란을 부른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국면 중 공판 출석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이기도 한 그는 역대 총리 사상 처음 현직에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가 정상의 전시(戰時) 재판 출두로서도 주목된다. 이스라엘 현지언론 i24뉴스와 마아리브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텔아비브 지방법원에 출석해 일명 ‘2000번 사건’ 반대심문을 받기 위해 증언대에 섰다. 총리 측의 “안보 및 정치적 이유”로 당초 18일 진행 예정이던 공판을 취소하고, 19일 열린 공판도 오후 4시에서 3시간 단축하면서다.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튀르키예의 국영 야나돌루 통신(AA)과 이란 국영 IRIB 방송 등에서도 네타냐후 총리 법정 출석을 집중 조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수수·사기·배임 등 혐의 3개 사건으로 2019년 11월말 기소된 바 있다. AA는 지난달 28일 그가 약 두달 만에 처음 81번째 공판 출석했다고 보도하고, 이달 19일로 88번째라고 지목했다. 이란전 이전 마지막 출석일은 2월 24일이었다.
![지난 4월말 부패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텔아비브(이스라엘 최대도시) 지방법원에 도착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dt/20260520173738140cbft.jpg)
네타냐후 총리 3개 재판은 통신부 장관 시절 대기업 ‘베제크’에 규제 특혜를 제공하고 베제크 대주주 소유의 언론사 ‘왈라’로부터 유리한 보도를 제공받은 의혹(4000번), 일간지 ‘예디옷 아하로놋’ 발행인에게 유리한 규정을 마련해주고 우호적 보도를 제공받은 의혹(2000번), 총리 부인이 억만장자로부터 총 26만달러(한화 3억8000여만원) 상당 사치품을 받은 사건(1000번)등이 골자를 이룬다.
2020년 부패 재판이 시작된 이래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정치 공작과 마녀사냥에 따른 재판이라고 주장해왔다. 최근 1000번과 4000번 사건 심문을 완료한 법원은 19일 공판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2000번 사건 증언을 청취했다. 마아리브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사기·배임 혐의 피의자이며 예디옷 아하로놋 발행인인 노니 모제스도 뇌물제공·약속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측 예호나탄 타드모르 변호사의 심문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예디옷 아하로놋에 찬양 기사를 써달라고 말했다’는 의혹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왈라’처럼. 언론은 항상 부정적이었다. 나는 공정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부인했다. 불공정을 논했다는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익성향 ‘이스라엘하욤’ 폐간법을 원하는 모제스와 자신이 ‘싸웠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또 “예디옷으로부터 우호적인 보도는 없었다”며 “다른 국회의원들은 우호적인 보도를 하나씩 받는데 나는 이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도와 뇌물 사이에 모든(직접적인) 연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250년간 자유 언론에서”라고 항변했다. 모제스와 대화 녹취에서 ‘총리로 만들어주겠다’는 대목엔 “시시한 대화였다”며 “그가 (실제)의도한다고 한순간도 안 믿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dt/20260520173739651focd.jpg)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삭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으로부터 부패 혐의 유죄인정 협상(플리바게닝)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사면 요구와 총리 본인의 사면 요청(지난해 11월 30일) 불응하고, 법무·검찰과의 형량 협상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사면할 수 없다는 법률적 배경도 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 채널 12 방송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네타냐후 총리 측이 회담 참여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부터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2024년부터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배를 받고 있다고 AA와 IRIB 등은 부각시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를 “전쟁 범죄자”라며 체포 검토를 언급했다.
한국시간 20일 새벽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장하는 ‘해초’ 김아현씨와 한국계 미국인 조나단 빅토르 리(활동명 승준) 등이 탑승한 ‘리나 알 나불시’호가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김아현씨는 지난해 10월에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뒤 풀려난 바 있다. 외교부가 최근 출국을 만류한 과정에서 김씨 여권은 무효화된 상태다.
앞서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씨가 탑승한 구호선 ‘키리아코스 X’호도 18일 오후 키프로스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조치를 두고 “너무 비인도적”이라며 영해가 아닌 곳에서 제3국 선박을 나포해 항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가자 전쟁 발발 경위에 관해선 이스라엘 전쟁범죄로 지칭하고 “ICC에서 어쨌든 전범으로 인정돼서 (네타냐후)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 아니냐”며 “우리도 판단을 해 보자”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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