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요트협회장 권재원 후보 "다시 뛰는 서울요트, 책임과 결과로 보답"

이재호 기자 2026. 5. 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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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 서울시요트협회장 보궐선거 출마한 권재원 후보 인터뷰
-"1986년 한강 강상 퍼레이드가 시작… 40년 요트 인생, 이제는 협회를 위해 쓸 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강의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서울시요트협회 회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기호 2번 권재원 후보(주식회사 프린웍스 대표)가 "안정된 협회, 투명한 운영. 다시 뛰는 서울요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했다. 본지는 선거를 사흘 앞둔 시점에 권 후보를 만나 그의 요트 인생과 협회 운영 구상, 그리고 서울 요트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164개국의 깃발을 내 손으로 달았다"… 1986년 한강의 추억

— 요트와의 첫 인연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들었습니다.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84학번이었으니까 한창 대학생 때였죠. 1986년 아시안게임 당시 한강에서 강상 퍼레이드 행사가 열렸는데, 거기에 참여 학생으로 동원됐어요. 제가 맡았던 일이 164개국의 국기를 게양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깃발들이 한강 위에서 펄럭이는 모습을 봤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때 처음으로 '바람'이라는 것의 힘을 몸으로 느꼈고, 자연스럽게 요트라는 세계에 눈을 뜨게 됐죠. 그게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 본격적인 세일링은 미국 유학 시절에 시작하셨다고요.

"맞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마리나델레이 요트스쿨에서 제대로 세일링을 배웠습니다. 한국에서 막연하게 동경하던 요트를, 거기서 비로소 기술로 익히게 된 거죠. 가장 좋아했던 코스가 LA 본토에서 카탈리나 아일랜드까지 왕복하는 항로였습니다. 편도 약 22해리, 한나절 항해 거리인데 그 섬을 수시로 왕복하면서 외해의 진짜 매력에 빠졌어요. 바람과 파도,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 그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1996년 귀국 후에는 어떻게 활동을 이어가셨나요.

"처음엔 충남 아산만에서 윈드서핑을 탔어요. 그러다 점점 한강과 서울 쪽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본격적으로 크루저 요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할베르그 래쉬 43피트 공동 선주로 활동하면서 코리아컵스 요트대회 3회, 아리랑 레이스 3회에 출전했습니다. 선수로서, 동호인으로서, 그리고 선주로서 요트의 모든 면을 경험해 본 셈이죠."

2014년 레인지로버 국제대회 유치 경험… "국제대회는 저변 확대의 지름길"

— 행정 경험으로 2014년 '레인지로버 국제요트대회' 유치를 꼽으십니다.

"그 대회 유치는 저에게 큰 자산이 됐습니다. 국제대회 하나를 유치한다는 건 단순히 행사 하나가 아니라, 도시의 인프라와 행정, 후원 체계, 운영 인력까지 전부 검증받는 일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잠재력과 한계를 동시에 봤습니다. 한강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무대인데, 우리가 그걸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 회장 당선 시 국제대회 유치를 적극 추진하시겠다는 입장입니다.

"네. 국제대회 유치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닙니다. 국제대회가 열리면 자연스럽게 국내 선수들이 세계 무대를 경험할 기회가 생기고, 청소년들이 직접 보고 꿈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그게 진짜 저변 확대예요. 그리고 도시 브랜드도 올라가죠. 서울이 '아시아의 요트 허브'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회장이 되면 임기 내 굵직한 국제대회 한두 개는 반드시 유치할 생각입니다."

"폴리실리콘 포장재 99.9999999%의 정밀함을 협회 재정에도"

— 본업이 산업용 특수포장재 제조업이라고 들었습니다. 프린웍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국내 태양광발전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포장재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폴리실리콘이라는 게 굉장히 까다로운 소재예요. 생산 순도가 99.9999999%까지 올라가야 오염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 포장재가 단 한 점이라도 오염을 일으키면 그 비싼 원료 전체가 못 쓰게 되는 거죠. 매일매일이 정밀함과의 싸움입니다."

— 그 경험이 협회 운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협회 재정이라는 게 결국 정밀함과 책임의 문제거든요. 누가 얼마를 어떻게 썼는지, 어떤 사업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99.9999999%의 정밀도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그동안 협회가 '대충 관행대로' 운영되던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어요. 저는 기업 경영하면서 단 1원도 허투루 쓸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해왔습니다. 그 기준을 협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겁니다."

— 재정 자립도 강화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협회는 시 예산과 보조금에 너무 의존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정책 자율성도 떨어지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동력도 부족합니다. 저는 협회가 스스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스포츠테크, 마리나 관광,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해서 협회 자체 수익을 키우고, 그 돈으로 선수 육성과 저변 확대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유소년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4대 핵심 공약

— 공약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셨는데, 가장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단연 유소년 육성입니다. 지금 서울 요트의 가장 큰 문제가 신규 선수 유입이 끊겨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전문강사 주말 강습을 정례화하고, 초·중·고 선수들의 등록비와 보험료를 협회가 책임지겠습니다. 전국대회 출전 시 운반비도 지원하고요. 부모님들이 '돈 때문에' 자녀의 요트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 생활체육 부문 공약도 눈에 띕니다. '한강 대학 요트대회'를 신설하시겠다고요.

"네. 대학 동아리와 생활체육 선수가 함께 참여하는 대회를 한강에서 정례화하려 합니다. 대학 시절의 요트 경험이 평생을 갑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신입생 강습을 지원하고, 동·하계 훈련 운반비도 보조하면서 대학 요트 문화를 다시 살리겠습니다. 윈드서핑 협회장배 대회 운영비 지원도 약속드렸습니다."

— '투명한 행정 업무'를 세 번째 약속으로 내세우셨습니다.

"제일 자신 있는 부분입니다. 망원훈련장 문제는 서울시체육회와의 협의를 통해 풀어가고, 미래한강본부와의 수의계약을 추진하겠습니다. 사무국 매뉴얼을 정립하고, 중요 사업은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정상화하고, 협회 규정과 운영지침도 시대에 맞게 정비할 겁니다. '특정 사람만을 위한 협회'가 아니라 '선수·지도자·동호인·클럽 모두의 협회'를 만들겠습니다."

— 엘리트 선수 육성과 경기력 향상도 공약에 포함됐습니다.

"네. 전국체전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시급합니다. 동계 해외 전지훈련을 추진하고, 서울시 대표 선수 육성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겠습니다. 유소년 저변 확대와 신규 선수 발굴 지원도 함께 가야 합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은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의 피라미드입니다. 밑변이 넓어야 꼭대기가 높아져요."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 마지막으로 대의원과 요트인들에게 한 말씀.

"40년 전 한강에서 164개국 깃발을 달던 그 대학생이, 이제 서울 요트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화려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책임 있는 실행으로 평가받겠습니다.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성장으로 협회를 이끌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의 현실에 익숙해져 변화를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습니다. 권재원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책임과 결과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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