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러시아와 함께 공정한 세계 질서” 푸틴 “중국에 에너지 공급할 준비 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엿새 만에 열린 이번 회담에서 중·러 양국은 선린우호조약을 갱신하고 에너지와 극동 관광개발 등 40개의 협력각서에 서명하며 더욱 밀착된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쯤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문광장에 도착해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시 주석과 회담을 했다. 회담은 두 정상과 양국 외교장관, 소수 참모 등만 배석한 소인수 회담과 경제·에너지 분야 각료들이 대거 배석한 확대 회담을 합쳐 2시간 35분가량 진행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소인수 회담에서 2001년 체결한 중·러 선린우호조약을 연장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공동 세계 다극화를 옹호하고 새 국제관계를 구축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시 주석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심도 있고 우호적이며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며 중·러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위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시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평화와는 거리가 멀고, 일방주의와 패권주의가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국제 질서를 위험천만한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권력 다툼으로 회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가 평화롭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러는 주요 강대국으로서 유엔의 권위와 국제적 공정성 및 정의를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일방적 압박과 역사를 되돌리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결과를 부정하거나 파시즘과 국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모든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비공개 회담에서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조속히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의 친밀함을 강조하고 경제 성과를 앞세웠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불렀으며, 중국 측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중·러관계는 자족적(self-sufficient)이고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친구들과 함께 문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수호하고 각국의 주권적 발전을 존중하며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는 중국에 에너지를 차질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으며 루블화 및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해 안녕과 번영에 기여하겠다”고도 말했다.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20개의 협력각서 체결식이 진행됐다. 크렘린궁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에너지 프로젝트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했으며,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왕훙즈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과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회장, 양국 중앙은행 총재 등이 확대 회담에 참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시베리아의 힘-2 관련해 중국과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부 사항은 아직 합의가 필요하며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공개된 협력 각서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관광 개발, 교환학생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크렘린궁은 공개적으로 체결식이 진행된 20개의 협력각서 외에도 20개의 추가 협력각서가 별도로 체결된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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