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파업? ‘이익공유형’ 성과급 요구 확산···삼전 ‘기준점’ 되나

김세훈·손우성 기자 2026. 5. 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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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산업계 전반에 임급 교섭과 관련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그간 경영진의 재량으로 여겨진 성과급을 ‘영업이익 N%’ 기준으로 지급하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성과급 기준을 투명하게 보여달라는 노동자의 요구와 투자 여력이 축소된다는 사측의 입장이 대립하면서 향후 노사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는 20일 판교역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 등 5개 법인에 대한 파업 투표를 찬성 가결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쟁의권이 마련된 만큼 향후 투쟁 계획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노동위원회 조정 결렬로 쟁의권이 확보돼 즉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카카오도 오는 27일 조정 절차가 결렬되면 파업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확정될 경우 본사 기준 창립 이래 첫 파업이 된다.

이들은 영업이익의 13~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그간 경영진 중심의 성과 배분 구조를 바꿔 제도화해달라고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성과 평가 투명하게, 보상 구조 개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런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요구는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단체협약 요구안에 포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영업이익의 2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LG유플러스 노조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성과급의 개념이 기존과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회사 실적과 연동되는 성과급은 경영진의 재량이 큰 ‘성과 배분’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성과급 지급 기준도 노동자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성과급 지급 기준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향후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협상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사측에서는 성과급을 제도화할 경우 경영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투자나 업황 사이클에 따른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년도 성과를 제대로 측정해 다음 성과급에 반영한다는 논리는 합리적”이라면서도 “매년 회사의 내부 상황과 외부 환경이 다른데 이를 명문화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 업계 관계자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제도화는 조선업계처럼 사이클이 명확한 산업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며 “삼성전자 사태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어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하청업체로 확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성과급을 원청과 차별해 지급하지 말라’며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삼성전자가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향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성과급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향후 수출이 잘 돼이익이 많이 나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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