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하나…“조정안 거부한 건 삼성전자” 노동계 비판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간 파업 중단…조정 절차
노동계 “사측이 조정안 거부했는데 왜 파업 막나”

정부가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하루 전 막판 중재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오후 4시 교섭을 재개했다. 노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쟁의행위는 즉시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주도의 조정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파업이 국민경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중노위원장 의견을 들어 긴급조정을 결정, 공표할 수 있다. 노조는 공표 즉시 파업을 중단해야 하며 이후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고 파업을 강행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긴급조정이 시작되면 노·사·공익위원 각 1명으로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15일간 집중 조정을 진행한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중노위원장은 사안을 중재에 회부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중재가 개시되면 중재위원회는 노조법상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중재재정’을 내리고, 노사는 이를 따라야 한다. 노사는 재정 내용이 위법하거나 권한을 벗어났다고 판단할 경우 중노위 재심을 신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재심이나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별도 집행정지 결정이 없는 한 중재재정 효력은 유지된다.

헌법 제33조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긴급조정권은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발동됐다. 첫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이다. 정부는 선박 수출 차질과 국민경제 피해를 이유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했고 이후 노사는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 두 번째는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약 40일간 이어진 파업은 긴급조정권 발동 하루 만에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로 마무리됐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05년 항공업계 파업이다. 정부는 그해 8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고, 중노위 조정이 결렬되자 중재재정을 내렸다. 일부 아시아나 노조 간부들이 쟁의행위를 계속했지만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12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때도 사흘 만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됐고 노사는 중재 절차를 거쳐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연이은 항공사 파업은 이후 항공운수업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21년 만이자 역사상 다섯 번째 사례가 된다. 앞서 양대 노총은 “긴급조정권은 헌법상 노동3권을 제한하는 예외적 제도”라며 “경제적 파급력만으로 파업권을 제한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현 상황에서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측이 중노위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완전히 회사 편을 들어주는 그림”이라며 “회사 측이 성과급 차등 지급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 건 결국 노조를 분열시키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회사가 조정안을 거부한 만큼 정부가 다시 (사측) 설득에 나서야 한다”며 “긴급조정 이후 중재재정에서도 3차 사후조정 때와 비슷한 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 회사도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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