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망고’ 창업주 추락사…장남 휴대폰서 살인 증거 나와

천호성 기자 2026. 5. 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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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망고’ 창업주의 아들인 조나탄 안디크가 19일 포승줄에 손이 묶인 채 스페인 마르토렐 지방법원으로 압송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명 패션 브랜드 ‘망고’ 창업주의 장남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아들은 아버지가 등산 중 발을 헛디뎌 사망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경찰은 19일(현지시각) 조나탄 안디크 망고 이사회 부의장을 바르셀로나 자택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그를 바르셀로나에서 30㎞ 떨어진 몬세라트 산맥 자락의 소도시 마르토렐 지방법원으로 압송했다. 그가 수갑을 찬 채 판사들 앞에 출석하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조나탄은 2024년 12월14일 몬세라트 산맥에서 함께 산책하던 아버지 이사크 안디크(71)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사크는 150m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처음에는 실족사에 무게를 뒀지만, 조나탄이 심문 때마다 진술을 바꿨고 현장의 모습도 그가 증언한 사고 정황과 달랐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경찰이 압수한 조나탄의 휴대전화에서도 살인을 입증할 증거가 나왔다.

1984년 망고를 창업한 이사크는 사망 당시 45억유로(7조8750억원) 자산을 가진 카탈루냐 최고의 부호였다. 스페인 전체로도 다섯 번째 자산가였다.

유럽 언론은 사건 직후부터 조나탄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기업 경영 문제로 아버지에게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조나탄은 2005년 망고에 입사해 2014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지만, 수백만유로 손실을 낸 채 2018년 경질됐다. 이사크는 친족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다.

스페인 신문 엘파이스는 이사크의 동거인을 인용해, 조나탄이 이 일로 이사크에게 “어느 정도의 원한”을 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조나탄의 측근들은 부자 간의 서운함이 빠르게 아물었다고 반박한다. 조나탄 본인도 경찰 조사에서 당시 산행이 가족의 화해를 위한 여행이었으며, 아버지는 사고로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조나탄은 이날 오후 보석금 100만유로(17억5000만원)를 내 법정 구속을 피한 뒤 귀가했다. 법원은 그에게 출국 금지 조처를 내리고 여권을 압수했다.

망고는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패션회사다. 한국을 비롯해 120개국에 총 29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자라’와 함께 스페인의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로 꼽힌다.

망고는 바르셀로나의 주요 매장 직원들에게 조나탄 관련 어떤 언론 인터뷰도 응하지 말라고 지시한 상태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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