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삼전·닉스 2배 베팅" 쏟아진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경쟁 개막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자산운용사들이 초저가 보수를 내세우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반도체 강세 속에서 공격적 투자 수요가 몰리며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실제 대형주 수급 및 주가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8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반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총 16종목을 오는 27일 상장한다.
미래에셋·KB·한국투자·삼성자산운용은 현물형 상품을, 하나·키움운용은 선물형 상품을 선보인다. 한화운용과 신한운용은 각각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내놓는다.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된 만큼 운용사 간 차별화 요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상장 초기 경쟁의 핵심은 운용보수가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두 상품 모두 총보수를 연 0.0901%로 책정하며 업계 최저 수준을 제시했다. KB·한국투자·하나자산운용은 0.091%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은 0.1%, 키움자산운용은 0.25%다. 삼성자산운용은 0.29%로 비교적 높게 책정했다. 한화자산운용은 레버리지 ETF는 0.1% 수준이지만 인버스 ETF는 0.49%로 상대적으로 높다.
업계에서는 초기 경쟁이 총보수 인하전으로만 흘러가는 데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대표적인 단기 매매 상품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총보수보다 거래량과 호가 스프레드가 실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총보수 차이는 장기 보유 시 누적되는 비용인 반면, 스프레드는 매매 시점마다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라며 "보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품을 선택했다가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당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들어야 할 사전교육은 최근 기준 수강생 7만4000명을 넘어섰다.
투자 열기 배경에는 최근 반도체 업종 강세가 자리한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대감에 편승한 공격적 투자 수요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상당한 초기 자금 유입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ETF 수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방향성 자체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및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유출됐음에도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 방증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주가 상승 이후 레버리지 ETF인 MUU로 자금이 유입되는 후행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는 주가 하락기에도 레버리지 ETF인 MSTU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상이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급과 기초자산 주가의 중장기적 방향성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내 시장에 상장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주가의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장 마감 시점 추가 매매를 수반하는 구조인 만큼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있으나, 주가 상승·하락 방향성보다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는 일간 리밸런싱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락)하면 추가 매수(매도)를 수행하는 구조"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 보다는, 장 마감 시점의 수급 집중을 유발해 단기적인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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