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가보니
“참전용사인 아버지 생각나”
군복 합성 사진 등 체험에 긴 줄
지상 조형물 앞에선 집회 계속

지하 미디어 시설 가운데 ‘감사의 아카이빙 월’은 참전용사를 기리며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관람객들이 이곳 터치스크린에 메시지를 입력하자 곧바로 옆 대형 스크린에 문구가 나타났다. 터치스크린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은 최주영 양(12)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 지하에 참전국 소개하는 미디어 전시
21일 개장 열흘 째를 앞두고 찾은 감사의 정원 지하 프리덤홀은 199㎡(약 60평) 규모로 은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과 조명 전시 중심으로 꾸며져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외벽에는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감사의 아카이빙 월에서는 미국과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6·25전쟁 참전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해당 국가 참전용사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었다. “한국에 참전한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같은 질문을 선택하면 관련 인터뷰 영상이 재생됐다.
벽 한 면이 대형 LED 화면으로 가득찬 ‘메모리얼 월’에서는 22개 참전국과 전사자를 소개하는 영상 두 편이 번갈아 상영됐다. 각국 국화(國花)를 소재로 꽃잎이 피고 흩날리는 영상과 함께 국기, 전쟁 당시 파병 규모와 공적도 소개됐다.
‘연결의 창’ 전시에서는 지구본 형태의 원형 스크린 위로 참전국 위치와 관련 정보를 볼 수 있었다. 한 시민이 터치스크린으로 프랑스를 선택하자 전쟁 당시 프랑스 병사들의 사진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움직이는 영상처럼 구현됐다. 출입구 옆 ‘잊지 않을 이야기’ 공간에서는 전쟁 이후 경제발전을 이룬 현재 한국의 모습과 해외 참전용사 인터뷰 영상이 상영됐다. 자녀와 함께 전북 전주에서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았다는 이나은 씨(44)는 “월남천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이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이곳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있었다. 특히 자신의 얼굴을 군복 사진에 합성하는 ‘그날의 영웅 되어보기’ 코너에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이 터치스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전쟁 당시 참전국 군복을 선택하면 합성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 찬반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
지상에는 22개 참전국과 한국을 상징하는 23개 기둥 형태의 ‘감사의 빛 23’ 조형물이 마련됐다. 각 기둥마다 각 참전국 국기와 설명이 적혀 있었고, 일부 기둥에는 해당 국가에서 기증한 석재가 1.5m 길이로 덧대어져 있었다. 시민들은 베를린 장벽 조각이 기증된 독일 기둥 앞에서 사진을 찍었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QR코드를 통해 6·25전쟁 관련 자료를 읽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날도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 여당 관계자들은 감사의 빛 앞에서 ‘서울시민도 반대하는 감사의 정원 중단하라’, ‘206억 혈세 낭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앞서 여권은 지상 조형물인 감사의 빛 23은 군 의장대의 ‘받들어총’ 자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국가주의·군국주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마치 지상 조형물에만 200억 원 넘는 예산이 쓰인 것처럼 호도하면 안 된다”라며 “전체 시설을 두루 살펴 추모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라는 태도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시간이 지나면 참전국 시민들과 함께하는 국제적 추모 공간이자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시 해설도 제공해 추모 취지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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