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항공기 테러도 대비했다… 전력 수요 ‘단비’ 되어줄 새울 3·4호기

“이곳 새울 4호기는 항공기 테러에 대비해 설계를 바꾼 첫 원전입니다. 원자로 건물 외벽 두께를 기존보다 15㎝ 늘렸습니다. 철근도 신한울 1·2호기보다 36%가량 더 썼고요.”
19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새울 원전 4호기 건설 현장에서 전광옥 새울원자력본부 제2건설소장이 원자로 건물로 들어서며 “그만큼 안전에 더 신경 썼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소장은 “7월쯤 이곳으로 연료가 반입되면 원자로 건물엔 지금처럼 사람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게 된다. 원자로를 폐쇄하고 특수 허가를 받은 경우만 출입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형 원전 새울 3·4호기가 올 하반기부터 상업 운전에 돌입한다. 새울 3호기는 2016년 6월 건설 허가를 받았지만, 이듬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건설 중단 여부를 묻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일정이 지연됐고, 작년 말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 허가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운영 허가를 받은 원전이기도 하다. 탈원전 이전의 원전들이 건설 허가부터 운영 허가까지 평균 5.2년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그 두 배인 10년이 걸린 셈이다. 새울 4호기는 현재 연료 반입 및 장전 시공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운영 허가를 받고 하반기쯤 상업 가동이 목표다. 두 원전 모두 1400MW(메가와트)급 대형 원전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2기 모두 가동하면 국내 원전 전력 생산의 10%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서울 연간 전력 소비량의 40%, 국내 총 발전량의 약 3.4%(호기당 약 1.7%)를 차지한다.
◇첫 한국형 원전 새울 3·4호기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와 내년 가동 예정인) 새울 3·4호기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시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새울 3·4호기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첫 차세대 원전이다. 3세대 가압 경수로형(APR1400)으로 미국 설계를 활용했던 기존 원전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함께 원전 설계 핵심 코드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원전 제어 계측 장치(MMIS)까지 우리 주도로 설계했다. 특히 항공기 충돌 테러 같은 극단적 외부 충격에 설계를 수정한 첫 번째 원전으로, 원자로 건물 외벽 두께는 앞선 한국형 원전보다 15㎝ 늘린 137㎝로 설계됐다.
새울 3·4호기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는 지금까지 지어진 국내 원전 중 가장 큰 규모인 4650㎥다. 사용 주기가 60년인 만큼 연료 저장조도 20년짜리와 40년짜리 2개가 들어갔다. 사용 후 핵연료를 원전 내부에서 모두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제어실(MCR)은 24시간 5교대 체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발전소 운전 상태는 대형 표시판(LDP)으로 실시간 볼 수 있다. 디지털 장비 운영에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아날로그 형식의 안전 제어판을 따로 두고 있다. 설비가 고장 나면 비상 운전 기능을 제공하고 발전소를 안전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불법 드론 공격도 적극 대비
이날 현장에선 새울 원전에 불법 드론이 출현하는 것을 가정한 방호 훈련도 실시됐다. 최근 전쟁에서 드론은 원전에 새로운 위협으로 꼽힌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한국이 수출한 APR1400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인근 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새울원자력본부는 불법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재머’라는 장치와 원전 반경 3㎞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RF 스캐너 등을 구축했다. RF 스캐너는 불법 드론 조종자의 실시간 위치와 드론 기종, 고유번호까지 곧바로 식별한다. 최 위원장은 “원전은 국가보안시설인 만큼 각종 위험에 대비하는 훈련을 강화했고, 불법 드론 공격 같은 위험이 발생하면 5분 안에 출동하는 기동타격대가 대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주파수와 무관하게 드론을 탐지하는 레이더를 들여와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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