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배당 앞서 성과급?...삼성 개미들 분노 "파업 땐 손해배상 청구"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주주환원 개선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소액주주 단체들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내고 있다.
20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조정 결렬에 따라 21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주들은 성과급을 둘러 싼 논의가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노조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세금, 배당 등을 산출하기 전인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우선 정하는 것은 현행 법이 정한 이익배분 순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단체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현행 상법 및 노동조합법과 충돌한다"며 "주주총회 결의 없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협상은 법률상 무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가 예고한 파업은 불법 파업으로 규정짓고 손해해상 청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액주주단체인 액트도 "영업이익을 고정적으로 성과급으로 지출하는 것을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은 주주에 대한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성과급 논란은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개선 흐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익 개선에 힘입어 특별 배당 1조3000억원을 5년만에 실시하며 총 11조1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배당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지난해 배당세제 분리과세 적용을 받기 위해 특별 배당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배당성향 25%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330조원을 넘어서며 60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이익 개선을 기반으로 특별 배당 등 배당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주주환원 축소 뿐 아니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 등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제라도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직원 성과 보수 지급은 필요한 사항이지만 정당하고 명확한 룰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과 사회적 비용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제대로 정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도 "글로벌 스타일의 합리적이고 투명한 성과 평가와 보상 체계를 설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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