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식 손절한 줄”…외국인 속마음은 달랐다
증권사, "외국인 매도 이탈 아니고 '리밸런싱'"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100조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를 ‘한국 증시 탈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도체주 급등으로 외국인 보유 비중 자체가 커지자 일부 차익실현과 비중 조절에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20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38.5%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약 5777조원 중 외국인 보유 주식 규모가 2224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국장 떠난 게 아냐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90조~100조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외국인이 한국 주식 비중 확대를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중심의 주가 급등으로 외국인이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 가치가 커지면서 전체 시장 내 외국인 비중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 주식을 추가로 사지 않아도 외국인 보유 자산 규모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 비중 확대를 원하지 않았다면 주가 상승분만큼 매도를 더 크게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비중 확대 의지가 없었다면 올해 순매도 규모는 230조원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3월~2021년 7월 강세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37.7%에서 31.4%까지 낮아졌다. 당시 외국인은 약 44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올해는 대규모 매도에도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했다는 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를 이탈보다는 ‘리밸런싱’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특정 국가나 산업 비중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일부를 매도해 위험을 분산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비중이 예상보다 빠르게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MSCI, 최근 신흥국 중 韓비중 상향
향후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SCI 가 최근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을 기존 15.4%에서 21.7%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MSCI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가별 투자 비중을 정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인 주가지수 업체다. 전 세계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ETF(상장지수펀드) 등이 MSCI 지수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비중이 높아지면 글로벌 자금도 그 비율에 맞춰 한국 주식을 추가 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오는 6월 중순 예정된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발표도 변수다. 현재 한국은 MSCI 기준으로는 아직 ‘신흥국’으로 분류된다. 만약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되면 최소 2년 뒤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한국 증시 위상 상승과 함께 추가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매도 속도를 감안하면 추가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외국인은 한국 주식 비중을 중립 이상 수준에서 관리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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