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수 언급 말라" WTA 압박 폭로...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 올리니코바, 표현의 자유 논란 제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코트 안팎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 올렉산드라 올리니코바(세계 66위)가 최근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로부터 특정 러시아 선수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리니코바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WTA 관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압박과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너먼트 기간 내내 협회 측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눠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에 대해 침묵해야 하는지"를 사실상 교육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및 벨라루스 선수들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이어갈 경우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올리니코바는 수만 달러 규모의 벌금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올리니코바가 러시아의 전쟁 지지 상징 사용 문제를 공개 비판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부 러시아 선수들이 친러시아 상징물을 공개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WTA가 이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올리니코바는 "모두가 '그저 테니스만 하고 있을 뿐'이라는 편리한 서사를 유지하려 하지만, 전쟁 피해를 직접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이는 단순한 스포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명 선수들이 이러한 상징 사용을 용인하는 모습은 전쟁과 침략을 정당화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리니코바는 해당 유명 선수로 폴리나 쿠데르메토바, 카렌 하차노프 등을 언급했다.
한편 올리니코바는 지난 18일 열린 프랑스 WTA 500 스트라스부르 인터내셔널 1회전에서 필리핀의 알렉산드라 이알라(38위)를 3-6 7-5 6-3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선 세계 26위 마리 부즈코바(체코)를 상대한다.
올리니코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복무 중인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아버지가 최근 전선에서 잠시 복귀해 2년 만에 자신의 경기를 직접 보러 오실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승리는 저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이곳에서 제 경기를 지켜보실 예정이다. 매일이 너무 소중하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리니코바는 단순한 발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방어군 지원을 위한 모금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현재 아버지가 복무 중인 전투부대를 돕기 위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약 22만 5683 흐리우냐(한화 약 770만 원)가 모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스포츠계에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 자격과 정치적 표현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올리니코바의 폭로 역시 스포츠와 정치, 표현의 자유의 경계를 둘러싼 새로운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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