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일정상회담 품고 ‘세계 문화외교 도시’ 도약
하회마을·병산서원 세계 조명…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안동이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섰습니다."
20일 안동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문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정상급 인사가 안동을 찾으면서, 전통문화도시 안동이 국제 문화관광도시로 재도약하는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은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 안동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남다르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세계유산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함께 둘러보며 양국 우호와 미래 협력 의지를 다진 장면은 국내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일본 총리는 이날 하회마을 고택길을 함께 걸으며 전통문화를 공유했고, 부용대와 낙동강 일원의 절경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 양 정상은 선유줄불놀이와 전통공연도 관람하며 문화교류의 의미를 강조했다. 가장 한국적인 풍경 속에서 열린 정상외교는 단순한 외교행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신문화와 전통 가치를 세계에 알린 문화외교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일본과 미국, 유럽 주요 언론들은 하회마을의 전통 한옥과 유교문화, 낙동강 절경 등을 집중 보도했고, "한국의 전통과 현대 외교가 만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각국 언론 카메라에 담긴 안동의 모습은 곧바로 전 세계로 송출됐고, 시민들은 "안동이라는 이름 자체가 국제 브랜드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은 이미 세계 정상급 인사 방문 경험을 가진 도시다. 지난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생일을 맞아 방문한 곳이 바로 안동이었다. 당시 여왕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하회마을과 봉정사를 둘러보며 안동의 전통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여왕 방문은 당시 안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고, 이후 하회마을 세계유산 등재와 국제 관광도시 성장의 발판이 됐다.
시민들은 이번 한일정상회담 역시 '제2의 도약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회마을 인근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권모(63) 씨는 "엘리자베스 여왕 왔을 때도 손님이 크게 늘었는데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아질 것 같다"며 "안동 사람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찜닭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5) 씨도 "TV와 외신에 안동 음식과 풍경이 계속 나오니까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젊은 세대 역시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안동대 학생 이모(24) 씨는 "서울이 아닌 안동에서 정상회담이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며 "안동이 전통문화만 강조하는 도시가 아니라 국제적 감각과 콘텐츠를 가진 도시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68) 씨는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이후 이렇게 도시 분위기가 살아난 건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손님도 늘고 거리도 활기를 띠면서 오랜만에 도시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안동시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는 하회마을·병산서원·도산서원·월영교·안동국제컨벤션센터를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국제회의와 문화행사 유치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배용수 안동시장 권한대행은 "한일정상회담 개최는 안동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안동이 세계인이 찾는 국제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계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동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세계 정상외교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시 홍보 효과"라며 "국제행사와 포럼, 관광박람회, 기업회의 유치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회담 기간 안동 시내 숙박업소 예약률은 크게 상승했고, 하회마을과 월영교, 전통시장 일대에는 관광객과 취재진 발길이 이어졌다. 안동소주와 한우, 간고등어, 찜닭 등 지역 먹거리 역시 국내외 언론에 노출되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얻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시민들은 국제행사에 걸맞은 교통·숙박·통역 인프라 확충과 야간관광 콘텐츠 강화,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사 기간 일부 교통 통제로 시민 불편도 있었지만 대체로 "안동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은 안동이 단순한 지방 중소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신문화와 전통을 대표하는 상징도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이후 27년. 다시 세계 정상들이 찾은 안동은 이제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넘어 세계 속 문화외교 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안동의 미래 먹거리와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