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 언론공작’ 검찰 진술은 추측이었다”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이른바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제21차 공판(형사합의부 35부, 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이 진행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측 여섯 번째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 측에서는 김남용 검사가 출석했다.
검찰은 유동규를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에서 대장동 업자 김만배와 20대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을 잇는 핵심 인물로 지목해 법정에 세웠다. 검찰이 2024년 7월 작성한 초기 공소장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2014년 6월경 유동규는 정진상, 김용 등과 함께 김만배를 만나 소위 ‘의형제’를 맺자고 제안하였고, 김만배는 그 자리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으며 그 후 김만배와 이재명 측 간의 유착관계가 더욱 공고하게 발전하여 민간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공소장이 변경되면서 위 문장은 삭제됐다.
세 차례 공소장 변경으로 최종 확정된 공소장에는 유동규 관련 언급이 딱 한번 나온다. “피고인 김만배는 이재명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등의 과정에서 유동규 등 이재명 측 인물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였고”라는 문장이다.
그런데 김남용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공소장에서 이미 삭제된 ‘의형제 결의’,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 뿐만 아니라, 2014년 지방선거 직전 YTN 보도, 정진상의 김만배 연락처 요청 등에 관해서도 유동규에게 물었다.
유동규에 대한 검찰 측 주요 신문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2012년부터 유동규와 김만배는 알고 지냈나?
2. 2014년 김만배와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재선을 도왔나?
3. 2014년 6월 3일 김만배의 기획하에 성남시장 선거 직전 YTN에 이재명 당시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가 나간 사실이 있나?
4. 2014년 6월 29일 유동규, 정진상, 김용, 김만배는 의형제를 맺은 사실이 있나?
5. 2021년 9월 28일 정진상이 유동규에게 김만배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대장동 논란을 해소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나?
6. 2021년 10월 대장동 수사 이후 대선 기간 동안 김만배가 “이재명 캠프와 변호사를 통해 소통하고 있어”라고 말한 사실이 있나?
7. 2021년 10월 이후 법정 대기실에서 김만배가 “형이 다 해놨어. 형이 누구냐. 형이다 준비해뒀다”라는 이야기한 사실이 있나?
8. 2022년 3월 6일 김만배의 기획하에 대선 직전 뉴스타파의 ‘김만배 신학림 녹취록 보도’가 나간 사실을 알고 있나? (YTN과 같은 패턴)
9. 2022년 3월 7일 김만배가 유동규와 남욱에게 ‘뉴스 봤지, 봤지’라고 했으며, 언급한 뉴스가 뉴스타파의 보도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김만배의 기획하에 2014년 6월 성남시장 선거 직전 YTN에 이재명 시장에게 유리한 보도가 나갔던 것처럼 뉴스타파의 보도 또한 김만배가 이재명 캠프와 소통해 기획한, YTN보도와 같은 패턴의 작업'이라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김만배 신학림 음성파일 보도’에 정진상의 관여는 추측일뿐
검찰이 주장하는 뉴스타파 보도와 이재명 당시 후보의 관련 근거는 두가지다. 첫째, 뉴스타파 보도를 이재명 당시 후보가 자신의 블로그에 공유했다는 것이고 둘째, 뉴스타파의 ‘김만배 신학림 음성파일 보도’가 정진상과 김만배의 논의 결과라는 유동규의 주장이다. 유동규는 2023년 10월 12일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 참고인 자격으로 임의 출석해 ‘진상이형이 김만배와 대장동 논란을 해소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저에게 김만배 전화번호를 물어봤을 겁니다. 그 결과가 신학림과 김만배의 녹취록 보도일 겁니다’라고 진술했다.

김남용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유동규에게 정진상으로부터 김만배의 바뀐 전화번호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았다.
● 김남용 검사 : 증인은 2021년 9월 29일 대장동 사건으로 주거지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확인이 되는데 그 압수수색 직전에 정진상으로부터 김만배하고 통화가 안 된다. 바뀐 전화번호를 알아봐 달라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 유동규: 네
- 2026년 5월 12일 유동규 증인 신문 중 일부
김만배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2023년 10월 12일 조사 당시 ‘그 결과가 신학림과 김만배의 녹취록 보도일겁니다’라고 진술한 근거가 있는지 물었다. 유동규는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추측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 김만배 측 변호인 : "진상 형은 여름 무렵부터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대장동 논란이 터진 이후 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윤석열은 뭐 없나 김만배가 그쪽을 잘 아니까 김만배하고 상의해 봐라'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중략하고 아마 진상 형이 김만배와 대장동 논란을 해소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저에게 김만배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을 물어봤을 겁니다. 그 결과가 신학림과 김만배의 녹취록 보도일 겁니다"라고 진술한 적이 있죠.
○ 유동규 : 네
● 김만배 측 변호인 : 이건 증인이 증거를 통해서 확인한 겁니까? 증인의 생각입니까?
○ 유동규: 그때 저는 사실상 경험이 많지 않습니까? 여기 피고인(김만배)하고 그 다음에 이재명, 정진상 관련돼가지고 그때 제가 한 일이 있을 거고 저한테 심부름 시키는 일도 있을 거고. 그런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퍼즐 맞추기라고 그럴까요? 그래서 제가 모르던 것들도 이 재판 과정에서 많이 나왔었습니다. 여러 가지가 나왔는데 그거 관련돼가지고 그때 추측해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 2026년 5월 12일 유동규 증인 신문 중 일부
그러나 유동규의 추측은 발생과 결과의 순서도 맞지 않는다. 정진상이 유동규에게 김만배의 바뀐 전화번호를 물어본 날짜는 2021년 9월 28일이고 김만배와 신학림이 만난 날짜는 전화번호를 묻기 13일 전인 2021년 9월 15일이다. 유동규는 이에 대해 ‘어떻게 누가 언제 만났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동규는 증인 신문 내내 검찰 측 주장에 부합하는 답변을 했지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 들어가자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거나 추측이었다고 증언해 스스로 신빙성을 떨어뜨렸다.
정리하면, 검찰이 뉴스타파 보도와 이재명 당시 후보와의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확보한 유일한 근거였던 유동규의 두 진술, 즉 1) ‘정진상이 김만배의 번호를 물어본 이유는 대장동 논란을 해소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서 였다’는 진술과 2) ‘그 결과가 신학림과 김만배의 녹취록 보도’라는 진술은 아무런 근거 없는 유동규의 추측일 뿐이었다는 게 이날 법정 증언으로 확인됐다.
재판부은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윤석열의 증인 신문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같은 시간 윤석열이 출석한 다른 재판이 예상보다 길어져, 윤석열이 출석할 수 없게 돼 신문을 진행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6월 9일 기일에 윤석열을 증인으로 다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다음 재판은 2026년 5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우철 전 국회 전문 위원에 대한 신문이 예정돼 있다.
뉴스타파 최윤원 soulab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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