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경기장에 보랏빛 물결…BTS에 열광한 아미
엄마·아들·딸 온가족 아미 총출동
페루 등 미주 각지서 5만석 꽉 채워
아리랑 앨범 따라 한국적 무대 구현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스탠퍼드 스타디움. 전세계에서 모인 방탄소년단(BTS) 팬덤 아미가 공연 시작 3시간 전부터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의상을 입고 각기 좋아하는 멤버의 사진이 담긴 상징물을 손에 든 이들은 BTS와의 만남에 한껏 들떠 있었다. 공연장 인근에 마련된 기념품샵에서는 티셔츠 등 BTS 굿즈를 구하려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 4월 9일 경기도 고양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에 나선 BTS는 현재 북미 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날은 스탠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총 3번(16·17·19일)의 공연 중 둘째 날. BTS가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은 2018년 월드 투어 당시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연 이후 처음이다. 8년 전에는 2만 석의 농구 경기장이었지만 이번에는 5만 석 규모의 야외 미식 축구 경기장으로 2.5배나 커졌다. 스탠퍼드는 물론 북미 12개 지역, 31회 공연 모두 전석 매진됐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페루 출신의 마리아나 베냐는 “2018년부터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너무 흥미로웠고 그 뒤로 BTS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며 “그들의 모든 음악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왔다는 캣 홍은 “BTS 음악은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가사가 아름답고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하는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총출동한 팬도 있었다. 캘리포니아 북부 스탁턴에서 온 케일러 존스는 10년 전부터 BTS를 좋아한 딸을 따라 팬이 됐고, 모녀의 영향으로 아들들도 BTS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어머니와 세 자녀는 이날 해바라기 꽃 조형물을 머리에 쓰고 왔다. 2019년 BTS 자체 예능프로그램에서 벌칙에 걸린 진·제이홉·슈가가 벌칙 분장을 한 채 귀국했을 때 당시를 재현한 것이다. 존스는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를 좋아한다. 가사가 내 인생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뱅뱅 도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은 영감을 주는 음악을 정말 잘 만든다”고 극찬했다.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궁중 음악이 흘러나왔고 한지에 붓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으로 전광판이 연출됐다. 이번 월드 투어가 5집 앨범 ‘아리랑’을 주제로 펼쳐지는 만큼 한국적인 정서가 공연장 곳곳에 묻어났다. 무대는 경복궁 경회루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정자 양식의 누각을 모티브로 꾸며졌다. 바닥은 태극기를 형상화한 원형 모형이 그려졌고 건곤감리를 의미하는 4개의 런웨이가 설치됐다. 오방색 등 한국적 색깔을 입히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오후 7시. 훌리건(경기장 난입 관중)처럼 검은 의상과 복면을 뒤집어 쓴 이들이 무대로 들어서면서 잔잔했던 무대 분위기가 급변했다. 곧이어 5집 앨범 수록곡 ‘훌리건’을 배경으로 BTS 멤버 7명이 뒤따라 들어왔고 경기장에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BTS는 이날 3부에 걸쳐 총 23개 곡을 소화했다. 2부 마지막 순서에서는 멤버들과 50명의 댄서들이 무대 밖 경기장 트랙을 돌며 ‘불타오르네(fire)’를 열창했다. 3부에서 BTS가 대표곡인 ‘버터’·‘다이너마이트’를 부르자 객석에서는 ‘떼창’이 터져나왔다.
BTS의 공연에 지역 사회는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CBS뉴스는 세 차례 공연으로 호텔·음식점·교통 지출이 늘면서 지역 정부에 수백만 달러의 세수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변 숙박 시설은 여름 휴가철이 아닌데도 일주일 사이에 가격이 6배 급등하는 등 특수를 누렸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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