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접착제 발라라” 조롱받던 구글 AI, 챗GPT와 어깨 나란히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5.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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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이용자 1년 만에 9억명
광고 매출 16% 늘어 770억달러
안드로이드 이어 아이폰 시리까지
구글 I/O 2026 [사진=원호섭 특파원]
구글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 정기 이용자가 1년 만에 9억명을 돌파했다. 생성형 AI 시장을 열어젖힌 오픈AI의 ‘챗GPT’와 사실상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기업 고객 중심인 앤스로픽 ‘클로드’의 웹 트래픽과 비교하면 30배에 달한다. 2년 전만 해도 “피자에 접착제를 발라라” “건강을 위해 돌을 먹어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조롱거리가 됐던 구글 AI가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AI 경쟁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26’에서 이 같은 성과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평가받던 AI 경쟁 초반의 부진을 딛고 실리콘밸리 최종 승자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체질 개선은 숫자로 드러난다. 직전 분기 구글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770억달러(약 106조원)를 기록했다. AI를 광고 시스템에 접목해 소비자의 숨은 취향과 관심사를 정교하게 분석하도록 도운 것이 매출 증가의 주된 동력이었다. 막대한 데이터센터 운영비로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픈AI, 앤스로픽과 가장 뚜렷이 갈리는 지점이다. 구글이 AI를 이미 돈 버는 사업 모델로 안착시켰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생태계 장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제미나이를 기본 탑재한 데 이어 경쟁자였던 애플과도 손을 잡았다. 양사는 올해 1월 차세대 음성 AI 비서 ‘시리’의 기반 기술로 제미나이를 채택하는 데 합의했다. 협업이 본격화하면 제미나이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자체 하드웨어 유통망이 없는 AI 스타트업으로서는 좀처럼 넘기 힘든 진입 장벽이 세워지는 셈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구글이 제시한 비전의 핵심은 AI를 별도 앱으로 떼어놓지 않고 일상 서비스 곳곳에 심어 넣는 것이다. 검색,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독스(Docs) 등 매일 쓰는 서비스 안으로 제미나이를 흘려보낸다는 전략이다. 여행 분야에서도 ‘구글 플라이트’, ‘구글 호텔’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AI라는 점이 무기다. 쇼핑 영역에서는 유튜브 시청이나 검색 중에 외부 쇼핑몰로 빠져나갈 필요 없이 구글 플랫폼 안에서 결제와 쿠폰 적용까지 마무리하는 기능이 새로 도입됐다.

AI 산업의 상업화를 다룬 책을 쓴 게리 리블린은 NYT와 인터뷰에서 “AI 경쟁에서 단 한 곳에 베팅해야 한다면 단연 구글”이라며 “1년 반 전이라면 절대 구글이라 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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