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이 지우려던 ‘정치자금 부정수수 물증’ 공개

전혁수 2026. 5. 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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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 뉴스타파는 국민의힘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이 인천의 한 홍보업체에게 2023년 1월부터 약 1년 반동안 홍보 콘텐츠를 '공짜 수수'했다고 보도했다. 벌금 100만 원만 나와도 의원직을 상실하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다. (관련 기사 : 윤상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최소 6천만 원어치 홍보 콘텐츠 수수 / https://newstapa.org/article/rczUQ)

뉴스타파 보도 닷새 후인 지난해 9월 29일, 윤상현 의원은 콘텐츠를 공짜 제공한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를 불러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 (관련 기사 : 윤상현 ‘공범 회유 녹취’ 공개… 수사 대비해 증거 인멸 교사 / https://newstapa.org/article/90dRT)

너 텔레그램 방 있지? 옛날에 쓰던 방 다 폭파시켜. 텔레그램 과거에 있던 거랑 다 폭파시키고, 그리고 이거는 (특검이) 내 거 압수수색했잖아. 하나도 안 나와.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과거 사용하던 텔레그램 대화방을 없애라는 지시다. 윤상현 의원은 무엇을 지우고 싶었던 걸까. 뉴스타파는 윤상현 의원이 포함된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 일부를 입수해 윤상현 의원이 지우고 싶었던 내용을 확인했다.  

윤상현 참여한 '홍보 콘텐츠 공짜 수수' 텔레그램 대화방 입수

뉴스타파가 입수한 2024년 6월 24일자 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파일. 대화방 참가자는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홍보업체 대표 B씨와 그 직원, 현재 윤상현 의원실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안 모 씨 등 7명이다.

지난 2024년 6월 24일 윤상현 의원과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 등 7명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

이날 오전 6기 35분경, 홍보업체 직원이 '보수혁명 윤상현'이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 사진파일을 공유했다. 보수혁명은 지난 2024년 7·23 전당대회 당시, 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며 내세웠던 슬로건이다.

그러자 '김희창 특보'라는 사람이 "대충 지나가면서 봤을 때 노통이랑 이미지가 비슷한 느낌이 좀 있다"고 의견을 낸다. 홍보물 사진파일에 등장한 미추홀구 환경미화원의 얼굴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취지다. 홍보업체 직원은 "의도한 바가 아닌 관계로 다른 분들 의견도 청취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2024년 7월 1~2일 윤상현 의원실 관계자들과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 등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

뉴스타파가 입수한 또 다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파일. 대화방명은 홍보업체 대표의 이름을 딴 B대표 홍보방으로, 2024년 7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대화 내역이 담겨 있다.

7월 1일 윤상현 의원 측 안 모 보좌관과 홍보업체 대표 B씨가 콘텐츠 수정에 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어 홍보업체 직원이 '윤상현 의원실 비전발표회_PPT_최종.pdf' ', '윤상현 의원실 비전발표회_PPT_최종.pptx' 파일을 이 방에 보냈다.

7월 2일에는 B대표가 안 보좌관과 윤상현 의원의 현직 선임비서관인 양 모 씨에게 "용량이 너무 크다"며 이메일 주소를 달라고 요청하고, 두 사람은 이메일 주소를 적어 회신했다. 윤상현 의원의 홍보 콘텐츠를 보내는 데 용량이 커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지난 2024년 7월 23일 윤상현 의원실 관계자들과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 등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

같은 단체 대화방의 7월 23일 대화 내역에는 B씨가 직접 윤상현 의원의 홍보 영상을 전송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B씨가 보낸 파일은 '20240723_기자회견_2편.mp4', '20240723_기자회견_3편.mp4', '20240723_기자회견_4편.mp4'이다. 이날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일이었다.

또 홍보업체 직원이 "작일 남겨드린 숏츠는 이견 없으신 걸로 인지하고 송출 진행하겠다", "작일 전달드린 숏츠는 현재 업로드 완료되었다"고 보고하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이 같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캡처 파일은 윤상현 의원과 문제의 홍보업체가 윤상현 의원의 당대표 선거를 함께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윤상현, 홍보업체 대표와 홍보 콘텐츠 관련 '직접 상의'

이 뿐만이 아니다. 윤상현 의원과 홍보업체 대표 B씨가 지난 22대 총선 당시 홍보 콘텐츠에 관해 직접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됐다.

지난 2024년 4월 6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

22대 국회의원 총선 사전투표가 진행되던 2024년 4월 6일 오전 9시 경, B씨는 윤상현 의원에게 인천 서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행숙 후보의 선거운동 공보 문자를 공유한 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여기가 낫다"며 "창의성이 없어 답답하다"고 대답했다. 윤상현 의원이 B씨와 공보문자에 들어갈 콘텐츠에 대해 직접 상의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지난 2024년 4월 6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홍보업체 A사 대표 B씨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

같은 날 오후 4시 경, B씨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사진파일을 윤상현 의원에게 공유하며 "1시간 후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빠한테 일부 올리는 건 오빠도 어느 정도 어떤 게 SNS로 올라가는지 본인이 알아야 해서 그렇다"고 자료를 공유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윤상현 의원이 22대 총선 때도 홍보업체 A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결국 지난해 9월 24일 뉴스타파가 윤상현 의원의 홍보 콘텐츠 공짜 수수 의혹을 최초 보도한 후 윤상현 의원이 홍보업체 대표를 불러 삭제를 지시한 텔레그램 방의 정체는, 윤상현 의원의 정치자금 부정수수 범죄를 입증할 물증이었던 것이다.

윤상현 의원 측은 B씨에게 텔레그램 대화방 삭제를 지시한 것이 법적으로 '증거인멸 교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 측은 "관련 자료와 대화 내용이 이미 뉴스타파 측에 상당 부분 제공·확보돼 있다면, 구성요건상 실제 은닉이나 멸실행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형사법상 증거인멸교사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법리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취재 : 전혁수, 최혜정
영상취재 : 신영철
C.G. : 이미예
편집 : 박서영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임승은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뉴스타파 최혜정 judy@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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