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스벅 충전금 환불하고 싶은데…60% 이상 써야한다고?
스타벅스 충전금 환불 기준, 표준약관 근거
마케팅 논란 겹치며 선불충전금도 재조명
직장인 A씨는 최근 스타벅스 앱에 남은 충전금을 환불받으려다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앱 안내에는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만 잔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기 때문인데요. 내가 충전한 금액을 당장 환불받을 수 없는 데다 환불을 받으려면 어쩔수 없이 일정 금액을 사용해야 한다는데에 더욱 화가 치밀었습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선불충전금을 환불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습니다. 자연스레 스타벅스 카드 환불 기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전액 환불하려는데 60%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당황했다"는 후기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스타벅스 '탱크데이' 참사…이번에도 '시스템'은 없었다(5월20일)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 잔액은 4276억원으로 전년(3951억원)보다 8.2% 증가했습니다. 선수금은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과 미사용 모바일 쿠폰 판매 금액 등으로 구성되는데요. 소비자가 충전금을 사용할 때 비로소 기업 매출로 인식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환불이나 사용 등을 통해 회수된 선수금 규모만 1조7172억원에 달했습니다.
왜 60%를 써야 하나요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이나 카카오톡 기프티콘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임의로 만든 정책이 아니라 전자금융거래법,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체계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타벅스 카드 충전금이나 모바일 상품권은 '신유형 상품권'에 해당합니다. 신유형 상품권은 △전자형 상품권(전자카드 등에 금액 저장) △모바일 상품권(모바일 기기에 전자정보 형태로 저장) △온라인 상품권(온라인에서만 사용 가능) 등으로 나눕니다.
사용 방식에 따라서는 금액형과 물품·용역 제공형으로 구분됩니다. 스타벅스 충전금처럼 일정 금액을 충전해 반복 사용하는 방식은 금액형 상품권으로 분류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처럼 특정 상품과 교환하는 쿠폰은 물품·용역 제공형 상품권에 해당하고요.
공정위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7조를 보면 금액형 상품권은 권면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했을 경우 소비자가 잔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권면금액이 1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80% 이상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합니다.
또 상품권 구매 후 7일 이내이고 사용 이력이 없다면 전액 환불도 가능합니다. 충전 직후 단순 변심이나 오결제 상황에서는 사용 비율과 관계없이 청약철회가 가능한 셈이죠. 일부라도 사용했거나 7일이 지나면 일반적인 잔액 환불 기준이 적용됩니다.
전금법도 비슷한 취지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전금법 제19조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잔액이 일정 비율 이하가 됐을 때 환급 기준을 약관에 포함하도록 규정합니다. 소비자가 전체 충전금의 최소 80% 이상을 사용했을 경우에 잔액 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정할 수 있으며 그보다 더 엄격한 제한은 둘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스타벅스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는 아니어서 전금법상 직접적인 규율 대상은 아닙니다.
이런 기준은 소비자 보호와 동시에 부정 사용을 막기 위한 절충 장치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소비자가 10만원을 충전한 뒤 커피 한 잔만 구매하고 대부분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면 사실상 신용카드를 활용한 현금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충전할 때마다 카드사와 PG사에 결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충전 직후 환불이 반복되면 결제·환불 수수료를 이중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죠.
스타벅스 카드 약관은요?
스타벅스 카드의 이용 약관을 살펴볼까요. 공정위 표준약관 상으로는 상품권이 1만원 이하일 경우 80% 이상 써야 환불이 가능하지만, 스타벅스는 이런 기준을 따로 두지 않고 있습니다. 1만원 이하라도 60% 기준을 적용해 1만원만 충전했더라도 60%인 6000원을 쓰면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소비자들이 환불 과정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대목은 바로 '최종 충전 시점의 잔액 기준'이라는 문구입니다. 쉽게 말해 기존 잔액 규모와 관계없이 마지막으로 충전한 시점에 계정에 남아 있던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환불 가능 조건을 다시 계산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과거 스타벅스 카드에 3만원을 충전한 뒤 음료 등을 구매해 잔액이 5000원 남았는데요. 이미 최초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경우 남은 5000원은 언제든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후 추가 충전을 할 경우입니다. A씨가 환불을 받지 않은 채 매장에서 다시 5만원을 충전하면 기존 잔액 5000원과 합쳐 총 5만5000원이 됩니다. 이후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을 사용한 뒤 나머지 전부를 환불받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이는 추가 충전이 이뤄지는 순간 기존 환불 요건이 사실상 초기화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약관에 따르면 추가 충전 시 기존 잔액과 신규 충전액을 합산한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사용 비율을 다시 산정합니다. 총 5만5000원의 60%인 3만3000원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 환불이 가능한 겁니다.
추가 충전한 금액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면 14일 이내 취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음료를 한 잔이라도 구매하면 단순 충전 취소가 아니라 일반적인 잔액 환불에 해당해 다시 전체 충전금 기준의 60% 사용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스타벅스의 환불 기준 자체는 업계 전반에 적용되는 표준약관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최근 '탱크데이' 논란과 같은 도 넘은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시선은 한층 더 매서워진 모습입니다. 그동안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충전금 환불 기준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죠.
이번 선불충전금 환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단순히 규정 자체보다 스타벅스를 향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보입니다.
김민지 (km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어가 떴다"…7세대 부분변경 '더 뉴 그랜저'
- 커피도 가져가더니…이젠 '스무디 격전지' 된 편의점
- '3년 뒤 2200만원' 만드는 청년미래적금 15개 은행서 출시
- 한화솔루션, 추가 자구안은 없었다
- 엎친 데 덮친 HMM…앞으로가 더 걱정
- [공모주달력]'13조 증거금' 마키나락스 상장...매드업 수요예측
- 한층 더 진화한 그랜저…프리미엄 살리고 AI 더했다
- 전력기기 3사, 5년치 일감 쌓았다…수주 35조 돌파
- 하이닉스 목표가 300만원 대세?...SK증권 이어 KB증권도 상향
- [단독]은행서 산 국민성장펀드도 팔 수 있다…금융위 '예외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