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렇게 어려운데”…20세 선발 투수가 이기는 두산의 비결, ‘2000안타 포수’ 양의지

김은진 기자 2026. 5. 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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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 최민석이 19일 잠실 NC전에서 7이닝 호투 뒤 포수 양의지를 끌어안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포수 양의지(39)는 지난 19일 잠실 NC전에서 선발 투수 최민석(20)과 호흡했다. 지난해 입단한 최민석은 올해 풀타임 선발 도전하고 있다. 4월 5경기에서 3승을 거둔 뒤 5월의 시작 이후 한 숨 고르기 위해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이날 복귀, 마운드에 올랐다.

최민석은 5회 2사후까지 주자를 내보내지 않을 만큼 NC 타선을 압도하며 7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의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양의지는 “어린데 능글맞게 잘 던진다. 스피드에 비해 공이 워낙 지저분한 데다 5구 안에 빠르게 승부하는 멘털이 좋다”고 했다.

이날 4승째를 거둔 최민석은 “무엇보다 양의지 선배님과의 호흡이 좋았다. 경기 중 볼 배합이 내 생각과 거의 같았다. 정말 신뢰가 생긴다. 늘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베테랑 전성시대라고 해도, 19살 차이 선발 투수-포수 호흡은 어느 팀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두산에는 2000년대생 선발 투수가 또 있다. 2001년생인 좌완 최승용(25)과도 양의지는 17일 롯데전에서 14살 차 호흡을 맞춰 승리했다.

포수 역할 자체가 경기 안 살림꾼이지만 ‘곰의 탈을 쓴 여우’라 불리는 양의지는 가장 영리한 포수로 평가받는다. 양의지 같은 베테랑 포수가 있어, 두산은 젊은 투수들을 앞세워 경기를 맡기고 외인 에이스의 부재 속에서도 처지지 않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주전으로 발탁되기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기도 쉽지 않은 포수의 세계에서 양의지는 긴 시간 특급으로 군림하고 있다.

두산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경력과 비례할 것 같지만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 누적 기록의 세계에서도 양의지는 역사적인 포수다. 19일 NC전에서 6회말 2사 1·2루 좌전안타로 통산 2000안타째를 기록했다. 리그 역대 21번째, 포수로는 홍성흔·강민호에 이은 역대 세번째다. 강민호가 같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4살 위의 리그 최고참 최형우가 아직 팔팔한 리그에서 양의지도 같이 1980년대생 주자로서 역사적인 이정표를 찍고 있다.

양의지는 “형들을 만나 얘기도 하고 밥도 먹지만, 나이 얘기를 하고 그러진 않는다. 어릴 때랑 같다”며 “다만 이제 팀에서 선수들과 스무살씩 차이나고, 친한 선수들이 하나씩 은퇴하니까 외로움과의 싸움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그런 양의지가 지금 데뷔 이후 가장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 2할대도 몇 번 없었던 양의지의 타격 그래프가 처음으로 바닥을 그리고 있다. 19일 현재 타율 0.218 5홈런 23타점을 기록 중이다.

두산 양의지가 19일 잠실 NC전에서 6회말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하자 전광판에 소개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양의지는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점이 있다. 팀을 잘 끌어나가는 데만 집중해달라고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나 역시 우선 두산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것만 먼저 생각해보려고 한다”라며 “하지만 또 모른다. 내년엔 엄청 잘 할지. 작년에는 되게 쉬웠는데 올해는 진짜 어려운 게 야구다. 이렇게 나이가 먹어도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다시 느낀다. 올해도 그냥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어쩌다 처음으로 한 시즌, 타율이 바닥을 찍고 있어도 양의지는 그 와중에 홈런을 5개 쳤다. 팀에서 볼넷 2위(19개)에 희생플라이(4개)는 가장 많아 타점은 팀내 3위다.

아직 5월이다. 올라갈 시간은 충분하다. 대기록을 영양제 삼아 다시 힘을 낸다. 양의지는 “40세에 2000경기, 2000안타, 300홈런 찍는 게 목표였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 중 2000경기와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올시즌 5홈런, 통산 287홈런을 친 양의지에게는 13홈런이 남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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