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선의 차이나는 테크] 데이터 올인하던 中 통신사, AI 토큰 요금제로 승부수

이혜선 2026. 5. 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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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한계 봉착한 통신업계
AI 시대 새 수익원 찾기 나서
자체 모델 없어 실효성엔 의문도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중국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사용량을 데이터처럼 요금제로 묶어 파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가동했다. AI 시대의 새로운 과금 단위인 '토큰'(token)을 앞세워 데이터 이후의 새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신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차이나텔레콤(中國電信)·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 3사는 최근 토큰 요금제를 출시했다. 토큰은 AI 모델이 글자를 읽고 생성하는 최소 단위로, AI 서비스 이용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중국어로 토큰을 뜻하는 '츠위안'(詞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차이나모바일 상하이 법인은 1위안(약 221원)에 40만 토큰씩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고, 차이나텔레콤은 월 9.9위안(약 2192원)에 토큰 1000만개를 제공하는 개인용 최저가 요금제를 내놨다. 차이나유니콤은 월 15위안(약 3321원)에 600만 토큰을 제공하는 개인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가입자는 딥시크, 알리바바 '치웬'(Qwen) 등 중국 주요 AI 모델을 요금제 안에서 골라 쓸 수 있다.

이번 요금제 출시 배경에는 3사의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 내 5G 보급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데이터 요금제 매출 성장세는 꺾인 상태다. 차이나텔레콤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0.07%에 그쳤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도 각각 0.9%, 0.68%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의 하루 평균 토큰 사용량은 2024년 초(1000억개) 대비 1000배 늘어 작년 말 100조개로 급증했고, 올해 3월에는 140조개를 돌파했다.

다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3사 모두 자체 AI 모델을 보유하지 않아 딥시크, 알리바바 등 외부 모델을 끌어다 쓰는 구조인 탓에, 토큰 수익의 상당 부분을 AI 개발사와 나눠야 한다. 자체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춘 알리바바, 바이두 등 빅테크도 토큰 요금제를 내놓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도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요금 체계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I를 쓸 때마다 토큰이 얼마나 소비되는지 가늠하기 어렵고, 통신사마다 산정 기준도 달라 실제 사용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굳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AI 서비스에 직접 가입하면 그만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따로 있다. 수억 명에 달하는 기존 가입자 기반과 전국 오프라인 대리점, 기존 통신 요금과 통합 청구되는 결제 편의성이다. AI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부터 중소기업까지, AI를 처음 접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 차이나유니콤은 이를 겨냥해 광대역 인터넷,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통신 요금을 하나로 묶은 통합 요금제를 함께 출시했다.

상하이텔레콤 관계자는 중국 관영 경제지 증권일보에 "지금은 사용자들이 일단 써보도록 유도하고 사용 습관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예전에 데이터 요금제를 처음 내놨을 때와 같다"고 말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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