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李대통령 지역구 계양을…'인천 변방' 이미지 털어낼 후보 찾기

김상연 2026. 5. 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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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軍시설에 규제 수북…유권자들 "계양 발전 공약 살펴보겠다"
12·3 비상계엄 여진도 감지…무소속 김현태에 "여기가 어디라고" 반응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남준, 국민의힘 심왕섭, 무소속 김현태 계양을 후보 [촬영 김상연]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대통령의 약속을 완성하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김남준 후보)

"계양의 아픔, 토박이가 해결하겠습니다."(국민의힘 심왕섭 후보)

6·3 지방선거를 불과 3주 앞둔 20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인천지하철 1호선 계산역.

계양구 핵심 상권인 이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지방선거 후보자 10여명이 주요 길목마다 커다란 홍보판을 들고 존재감을 뿜어냈다.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거 혁신'이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두른 민주당 김남준 후보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출근길 유권자들과 눈을 맞췄다.

전날 오전 인천지하철 1호선 임학역 개찰구에서는 국민의힘 심왕섭 후보가 시민들과 만났다. 지하철을 타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힘껏 외치기도 했다.

같은 날 무소속 김현태 후보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와 거리로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이어서인지 대체로 차분했지만, 후보들의 눈에는 간절함이 엿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남준 계양을 후보 [촬영 김상연]

계양구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해묵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변방의 설움'을 털어낼 진정한 일꾼이 등장하기를 기대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계양구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인천의 변방'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인천 북부권에 속하는 계양구는 행정구역의 47%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데다, 김포공항과 가깝고 도심에 군사시설인 탄약고가 있어 각종 규제에 얽혀 있다.

이런 탓에 교통·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사업에서 계양구는 우선순위에서 번번이 밀려왔다.

그래서인지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계양을 한층 발전시킬 인물이 필요하다고 이곳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자영업자 윤정호(49·남) 씨는 "계양구는 인천에서도 소외된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에 발전 공약을 유심히 볼 것"이라며 "계양테크노밸리 활성화를 통해 우수 기업들이 유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기사인 황선운(70·남) 씨는 "지역 발전을 위해 얼마나 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정치인 개인의 역량은 물론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3살과 1살 남매를 키우는 이선민(34·여) 씨는 "계양구는 구축 아파트가 많아 놀이터 대부분이 노후하거나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도심 놀이 시설 확충에 적극적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다른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과 비교해 계양을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큰 곳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의 지역구인 이곳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후보가 나선 데다, 비상계엄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었던 김현태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이다.

실제 김현태 후보가 전날 계양구청 앞 상권에서 거리 인사를 하자, 일부 시민은 "여기가 어디라고 나왔느냐"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계양구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홍모(70·남) 씨는 "한때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지낼 만큼 노선이 확실했지만, 이번에는 투표해야 하나 고민"이라며 "계엄 이후 국민의힘은 '당나라 군대' 상태고 제3세력도 뚜렷하지 않아 선거에 큰 의미를 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심왕섭 계양을 후보 [촬영 김상연]

계양을은 최근 22년 동안 치러진 총 8번의 국회의원 선거(재보선 2회 포함) 가운데 민주당이 7차례 승리할 만큼, 민주당 강세가 뚜렷하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남준 후보는 민주당의 연승을 이어가며 이 대통령의 지역구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 대통령의 약속을 김남준이 완성해 계양구를 발전시키겠다"며 "교통 인프라 개선과 계양테크노밸리 우수기업 유치 등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계양구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정부를 잘 이해하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삶의 질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는 심왕섭 후보는 계양구 토박이임을 내세우며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심 후보는 "계양은 그동안 대권 주자나 유력 정치인의 방패막이 혹은 발판으로 이용만 됐다"며 "진정으로 계양을 위한 일꾼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약고 이전과 서부 간선수로 악취 문제 등 숙원 사업부터 일상 민원까지 폭넓게 해결하겠다"며 "조경 전문가로서 도시 발전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현태 후보는 "계양을에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며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무소속 김현태 계양을 후보와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촬영 김상연]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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