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카오 파업 초읽기⋯ 노조 “5개 법인 ‘파업 찬성’ 투표 가결”

나유진 기자 2026. 5. 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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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 노조 결의대회. 나유진 기자

국내 주요 산업군 전반으로 파업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카카오 그룹 노사 갈등도 실제 파업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 노조는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 전체의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카카오 본사는 오는 27일 2차 노동위 조정이 남아 있어, 그룹 전반의 파업 전면화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0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열사 4곳은 앞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서 합법적인 파업 절차를 사실상 마쳤다.

카카오 본사 역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지만, 상황은 계열사와 다르다. 본사 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 6시간 가까이 협의했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오는 27일 오후 3시 2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조정이 종결되지 않아 아직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투표는 향후 파업 돌입에 대비해 미리 진행한 것이다.

27일 2차 조정에서도 합의가 불발될 경우, 본사 노조 역시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카카오 본사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창사 이래 첫 사례다.

다만 실제 파업 돌입 시점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결의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의 여지도 있는 만큼 논의를 해 보면서 대응하겠다”며 구체적인 쟁의 일정은 추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임단협 교섭과 별개로 카카오 그룹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동 요구안도 공식화했다. △경영 쇄신과 책임경영 △고용 안전과 공동체 안전망 구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보편적 노동 환경과 복지 체계 구축 등 4개 항목이다. 노조는 조합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카카오를 대상으로 공동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카카오 노조 조합원 600여명이 참석했다.

성남=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