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부부' 아내, 117일간의 추억 뒤로 하고 세상 떠났다…서로를 놓지 못한 마음 ('다시, 사랑')


(MHN 정효경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이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내와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남편의 이야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8일 오후 9시 방송된 프로그램 1부에서는 온라인에서 '배그 부부'로 알려진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의 주인공이 된 부부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를 위해 남편이 게임 이벤트를 준비하며 화제를 모은 인물들이다. 남편은 아내가 좋아하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일부러 아내에게 패배해 줄 이용자들을 모집했고, 수많은 게이머들이 참여하면서 온라인과 뉴스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부부는 한때 연명치료 중단까지 고민했던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벤트를 마친 뒤 아내가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치료를 이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가 처음 암 선고를 받았던 순간도 회상했다.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갑작스럽게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으며, 당시 이미 복막 전체로 암이 퍼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대장 일부가 괴사 됐고 장기까지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는 것. 결혼 5년 차, 둘째 출산 7개월 만에 닥친 일이었다.
아내는 방송 당시까지도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고 있었지만 극심한 통증을 견디고 있었다. 물로 입안을 축이는 것조차 힘겨운 상태가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남편은 육아휴직 후 다섯 살 첫째와 한 살 둘째를 홀로 돌보는 동시에 병간호까지 감당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재운 뒤 병원을 찾고, 집에 설치한 홈캠으로 자녀들의 상태를 확인하며 밤을 보내는 일상이 공개됐다. 새벽 늦게 귀가한 뒤 어두운 주방에서 즉석밥과 김치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도 방송에 담겼다.
특히 혼자 식사하던 중 끝내 눈물을 흘리는 남편의 모습에 스튜디오 역시 숙연해졌다. 남편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내의 입술에 립글로스를 발라주고 애정을 표현하며 곁을 지켰다. 엄마를 찾는 첫째 아이의 사연도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이는 "엄마 언제 오냐"고 묻거나 친구들로부터 "너 엄마 없냐"는 말을 듣고 상처받았던 경험을 전했다.
아내는 영상 편지를 통해 "엄마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나가면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는 곳도 많이 가자. 사랑한다"고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남편 역시 아내를 향해 "평범하게 살자. 제발 버텨달라"라며 눈물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건강 상태를 우려했다. 그는 "남편 루틴 속에 본인을 돌보는 건 빠져 있다. 건강이 걱정될 정도다. 이런 건 아내 분이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암 투병 경험을 언급하며 "암 판정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는 자식 생각뿐이었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더라. 오늘 하루를 잘 보내자는 마음으로 지내길 바란다"고 위로를 건넸다.
방송 말미에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제작진은 아내는 31번째 생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지켜낸 117일의 시간과 추억을 남긴 채 긴 여정을 떠났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마음을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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