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 담합' 제분사 7곳에 '역대 최대' 6710억 과징금

이석주 기자 2026. 5. 20. 13: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CJ제일제당 등에 고강도 제재 결정
6년간 반복적으로 밀가루 가격 등 밀약 혐의
과징금 외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확정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한 7개 주요 제분사가 밀가루 가격을 6년 동안이나 담합한 혐의로 총 67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정부가 제재 결정을 내린 담합 사건 중 가장 큰 규모의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7개 제분사(제분 7사)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총 6710억4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각 제분사가 해당 가격을 3개월 이내에 다시 정하도록 시정명령(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는 한편 앞으로 3년간 밀가루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보고하라고도 명령했다.

7개 업체는 ▷사조동아원(과징금 1830억9700만 원 부과) ▷대한제분(1792억7300만 원) ▷CJ제일제당(1317억100만 원) ▷삼양사(947억8700만 원) ▷대선제분(384억4800만 원) ▷한탑(242억9100만 원) ▷삼화제분(194억4800만 원)이다.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은 담합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6년간 총 24차례에 걸쳐 제면·제과 업체 등에 판매하는 밀가루 가격을 담합하고 거래 물량을 제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7개사는 국내 B2B(기업 간 거래)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2024년 매출액 기준)를 점유했다.

담합은 가격 경쟁이 격화되던 2019년 11월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위 3개사의 대표자급 임원과 삼양사 임직원의 ‘식당 회합’으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농심을 포함한 전체 B2B 거래처들을 상대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담합 가담자와 대상 거래처, 담합 대상 밀가루 제품 등이 순차적으로 확대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 2019년 11~12월 상위 3개사와 삼양사 등 4개사는 대형 수요처인 농심과 팔도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합의했고, 2020년 1월에는 삼화제분·대선제분·한탑 등 하위사가 가담해 중소형 수요처와 대리점 등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일부 제품의 공급 가격을 짬짜미했다.

2021년 4월부터는 7개 제분사 모두가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담합 결과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 기간 중인 2022년 9월 밀가루 판매 가격은 담합 시작 시기인 2019년 12월에 비해 제분사별로 38~74%까지 올랐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과 같은 제빵·제과·제면 업체들이 밀가루를 비싸게 사면 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들이 담합 이전보다 빵, 라면 등을 더 비싸게 샀다는 의미다. 반면 담합에 가담한 대부분의 제분사들의 영업 이익률은 크게 개선됐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제재)를 통해 향후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경쟁 질서가 확립되는 한편,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적극적인 시정조치가 이뤄져 담합에 따라 왜곡된 시장가격이 경쟁 당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부당이득이 환수되고 나아가 가계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