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 담합' 제분사 7곳에 '역대 최대' 6710억 과징금
6년간 반복적으로 밀가루 가격 등 밀약 혐의
과징금 외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확정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한 7개 주요 제분사가 밀가루 가격을 6년 동안이나 담합한 혐의로 총 67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정부가 제재 결정을 내린 담합 사건 중 가장 큰 규모의 과징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7개 제분사(제분 7사)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총 6710억45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각 제분사가 해당 가격을 3개월 이내에 다시 정하도록 시정명령(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는 한편 앞으로 3년간 밀가루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보고하라고도 명령했다.
7개 업체는 ▷사조동아원(과징금 1830억9700만 원 부과) ▷대한제분(1792억7300만 원) ▷CJ제일제당(1317억100만 원) ▷삼양사(947억8700만 원) ▷대선제분(384억4800만 원) ▷한탑(242억9100만 원) ▷삼화제분(194억4800만 원)이다.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은 담합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6년간 총 24차례에 걸쳐 제면·제과 업체 등에 판매하는 밀가루 가격을 담합하고 거래 물량을 제한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7개사는 국내 B2B(기업 간 거래)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2024년 매출액 기준)를 점유했다.
담합은 가격 경쟁이 격화되던 2019년 11월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위 3개사의 대표자급 임원과 삼양사 임직원의 ‘식당 회합’으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농심을 포함한 전체 B2B 거래처들을 상대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담합 가담자와 대상 거래처, 담합 대상 밀가루 제품 등이 순차적으로 확대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 2019년 11~12월 상위 3개사와 삼양사 등 4개사는 대형 수요처인 농심과 팔도에 공급하는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합의했고, 2020년 1월에는 삼화제분·대선제분·한탑 등 하위사가 가담해 중소형 수요처와 대리점 등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일부 제품의 공급 가격을 짬짜미했다.
2021년 4월부터는 7개 제분사 모두가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담합 결과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맡게 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 기간 중인 2022년 9월 밀가루 판매 가격은 담합 시작 시기인 2019년 12월에 비해 제분사별로 38~74%까지 올랐다.
농심 오뚜기 팔도 등과 같은 제빵·제과·제면 업체들이 밀가루를 비싸게 사면 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들이 담합 이전보다 빵, 라면 등을 더 비싸게 샀다는 의미다. 반면 담합에 가담한 대부분의 제분사들의 영업 이익률은 크게 개선됐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제재)를 통해 향후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경쟁 질서가 확립되는 한편, 가격 재결정 명령 등 적극적인 시정조치가 이뤄져 담합에 따라 왜곡된 시장가격이 경쟁 당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부당이득이 환수되고 나아가 가계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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