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면 월급 깎나"…총파업 D-1 삼전 노조에 청년도 '싸늘'
"영업 이익 적자 난다면 월급 깎을 수도 없어…15% 고정 성과급 말 안 돼"

(서울=뉴스1) 권진영 강서연 기자
"삼전 노조가 정의로운 분배를 요구한다지만 ' 그들만을 위한 정의'를 요구한다는 모순이 있는 듯하다."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대체로 싸늘하다. 상생과 연대에 대한 메시지를 상실한 협상 전략이 또래 MZ세대마저 설득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학원생 이 모 씨(31·남)는 "실적이 역대급을 찍어도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는다는 불만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아쉬운 점은 회사와의 투쟁에서 성과를 얻어낼 수 있는 가장 센 힘을 가진 집단이 배타적으로 자기 이득만 관철하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노동자 입장에선 협상력이 강한 노조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공정한 분배를 실현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정의로운 분배가 아닌 '우리만을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했다.
직장인이자 삼성 계열사 주주인 김희은 씨(26·여) 역시 "노조 주장에 공감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삼성은 대기업이니 가능할지 몰라도 협력 회사들은 납품·생산량 감소 등 손해 보는 곳들도 분명히 있을 테니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씨는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 (삼성 관련) 중소기업 직원들이나 대표들은 회사 사정이 어려울 것 같다"며 하청·중소기업에 미칠 여파를 우려했다.
반도체(DS) 부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에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대기업에서 4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모 씨(30대)는 "노조 간에도 이견이 있고, 초기업 노조가 전체 삼전 임직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위에 삼성 다니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이 진정 본인들이 노력해 억대 규모의 성과급 대가를 받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 씨는 "저 돈이 풀리면 이천·동탄 등 수도권 아파트로 현금이 쏠릴 텐데 그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도 했다.
20대 직장인 이 씨(남)는 "불법적인 부분이 없다면 파업 방식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성과급은 근본적으로 기업과 경영진의 재량이다"라며 "노조 요구조건 중 영업이익 15%를 고정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 영업 이익 적자가 난다면 그만큼 월급을 깎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주주는 아니지만 만약 그랬다면 피눈물이 날 것"이라며 "성과급보다는 기본급 인상에 대한 의제가 추가로 다뤄지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29세 취업준비생 조 모 씨(여)는 "노사 양측이 모두 이해되긴 하지만 앞으로 초과 이익이 발생할 때마다 소모적인 갈등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나름의 균형을 찾아 성과급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쟁의 행위가 단순히 '귀족 노조' 논란으로 끝나기보다는 변화된 경제 상황에서 경영권과 노동권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삼성전자 외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고, 또 같은 이슈가 터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미래 투자·근로자·주주 사이에서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이 제정된 후 강화된 노동권에 대해 법안 시행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송 교수는 "노동계 입장에서는, 특히 삼성과 같이 여러 사업을 하는 대기업의 경우 내부에서 노노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준비하고 사측과 논의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노조의 권한이 축소되지 않으면서도 기업의 경영권도 존중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동조합은 동의했지만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21일부터) 예정대로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측은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요구했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노조는 그간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묶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노사는 OPI 상한선 폐지에는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과급 재원 배분 비중 등을 둘러싸고 마지막까지 줄다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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