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지하철역 시위’ 전장연 대표, 공동재물손괴 벌금형 확정

지하철역 승강장 바닥에 래커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위를 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및 회원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5월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 등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등)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2025도2485). 박경석 대표에게 벌금 300만 원, 권달주 상임공동대표와 문애린 전장연 회원에게 각각 벌금 10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을 수긍했다. 정당행위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위법성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
2023년 2월 13일 피고인들은 지하철 삼각지역 4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자, 오세훈 서울시장 UN 탈시설 가이드라인 준수!' 등이 기재된 스티커를 승강장 벽면 및 바닥에 수백 장 부착하고, 래커 스프레이를 승강장 바닥에 분사해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의 행위가 승강장의 효용을 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피고인들이 부착한 수백 장의 스티커로 인해 지하철 이용객들이 안내판 등의 위치를 찾는 데 상당한 불편함을 겪었을 것이고, 승강장의 미관이 심하게 훼손됐다는 이유다. 당시 역사 내에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며, 위반 시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음에도 피고인들이 범죄 행위로 나아간 잘못이 있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알리고 이를 규탄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보지 않고 굳이 수백 장의 스티커를 벽면과 바닥에 빼곡히 부착했어야만 했던 긴급성이나 불가피성, 상당성이나 보충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