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국민배당금' 보도 청와대 서한에 응답… 정정보도 고지
블룸버그 통신, 주말 동안 계약 매체에 기사 교체 요청
청와대 고위 관계자 "잘못 보도한 게 있다고 인정한 것"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페이스북 글을 코스피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한 블룸버그 통신이 청와대 서한을 받고 정정보도문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홈페이지에는 기사 업데이트 날짜가 청와대 항의 이전으로 나와 혼선이 있었는데 청와대 정정 요구가 수용됐다는 것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청와대 항의 이후에 정정된 게 맞다. 김용범 실장의 글이 와전된 게 있다는 입장을 청와대가 전하니 블룸버그 통신이 잘못 보도한 게 있다고 인정해서 핵심적인 내용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4일 청와대의 서한을 받고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기사 계약을 맺은 다른 매체에 “지난 12일자 기사가 수정됐다. 해당 기사를 삭제하시고 수정된 버전으로 교체해 주시길 바란다. 정정 내역은 기사 하단에 기재돼 있다”는 메일을 보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기사 말미 고지한 정정 내역에서 “해당 제안이 정부가 아닌 보좌관이 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며 “서두와 두 번째 문단을 수정하여 정책 책임자가 초과 세수에 대해 언급했음을 명확히 했다. 또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문단에 김씨의 블룸버그 인터뷰 발언과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종 업데이트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5월13일 새벽 1시16분인데, '업데이트'와 '정정'(correct)의 개념이 달라 수정 시점에 혼선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첫 보도 당시 원문과 비교해보면, 블룸버그는 서두에 김 실장이 “인공지능 수익에 부과된 '세금'을 활용해 '국민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부분에서 '세금'(tax)을 '초과 세수'(excess tax revenue)로 수정했다. 두 번째 문단의 “김용범 실장의 페이스북 글이 한국 증시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부분도 김용범 실장이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했다는 맥락이 추가된 뒤 “투자자들이 (국민배당금) 제안의 범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가 등락을 보였다”고 수정했다. 이어 김 실장의 페이스북 글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섯 번째 문단에 김 실장이 페이스북 글에 올린 '국민배당금'의 취지를 직접 인용하며 “화요일 초 코스피가 급등락한 후, 블룸버그는 김 실장에게 기업이익에 대한 새로운 초과이익세를 도입하자는 제안인지 물었다. 김 실장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 게시물이 그런 내용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기사 제목도 수정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블룸버그 제목은 'Korea Stocks Gyrate as Top Aide Floats AI 'Dividend''이다. 고위 참모(Top Aide)가 '인공지능 배당금'(AI Dividend)을 띄우자(as floats) 한국 증시가 요동쳤다(Korea Stocks Gyrate)는 제목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50분 출고된 블룸버그 기사의 첫 제목은 'Korea roils market by floating 'citizen dividend' from AI gains'였다. 한국이 인공지능 이윤(AI gains)으로부터 나오는 '국민배당금'(citizen dividend)을 띄움으로써(by floating) 시장에 혼란을 줬다(roils)는 제목이다. 블룸버그는 초기에 '국민배당금'과 한국 시장의 혼란을 인과적 표현(by floating)으로 썼다. 이후 블룸버그는 '인공지능 이윤'(AI gains) 부분을 '인공지능 세금'(AI Tax)로 바꿨다가 아예 인과적 표현(by floating)을 시간적 배경(as floats)이 강조되는 단어로 바꿨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블룸버그 측에 김 실장의 개인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도한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블룸버그 측의 '부정확한 프레이밍'이 시장에 혼선을 초래하고,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과 함께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기사에서 김 실장 발언을 한국 증시 하락 배경으로 보도했다. 김 실장 게시글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도가 쏟아진 건 사실이지만 이 무렵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시다발적으로 급락해 김 실장 발언과 한국 증시를 연결한 것은 무리한 보도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내놓은 종전안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전쟁이 다시 강경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급락에 더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2일 코스피는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7900선을 돌파한 뒤 오전 10시 무렵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세로 전환됐다. 10시30분 무렵 7500선, 10시40분 무렵엔 7400선까지 떨어졌다. 10시 50분, 블룸버그 통신이 기사를 보도한 건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뒤 7600선까지 회복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블룸버그 기사가 나온 뒤 코스피는 다시 7500선으로 후퇴했고 이날 종가는 7643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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