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만 쓰자”·“캡슐도 금지”…스벅 불매 후폭풍, 어디까지? [르포]
텀블러 사라지고 ‘사과문’…“당분간 논란 계속될 듯”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주문하지 말고, 전기만 쓰면 어떨까요.”
지난 19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일대의 스타벅스 매장 10곳에는 모두 사과문이 붙어 있었다. 일부 고객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해당 사과문을 자세하게 읽어보기도 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논란이 된 ‘탱크 텀블러’는 자취를 감췄다. 컬래버 상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상품은 ‘조회 불가능한 상품’이라고 안내됐다.
분위기는 지점별로 달랐다. 광화문점 등 대로변 매장은 평소처럼 좌석 대부분이 찼지만, 대부분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 관계자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사람이 많은 매장인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날”이라고 말했다.
불매 움직임은 온라인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선불카드를 환불했다는 사례나 굿즈를 버렸다는 인증글도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전기만 쓰자”, “에어컨만 쐬고 나오자” 등 개방형 매장 운영 방식을 비꼰 게시들도 보였다. 중고장터에는 스타벅스와 관련된 키링·컵·텀블러 등 굿즈를 재판매하는 글도 다수 확인됐다.
신세계 계열사뿐만 아니라, 협업사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은 물론, SSG 랜더스가 포함된 불매 리스트가 곳곳에 게시됐다. 네슬레코리아가 판매하는 스타벅스 캡슐커피를 비난하는 게시글도 등장했다.

올해 1분기 주요 계열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신세계그룹과 신세계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2조25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14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마케팅 논란 다음날인 19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를 경질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되레 정 회장의 사과를 두고 콜옵션 조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실제 이마트는 과거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할 당시, 귀책사유로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될 경우 미국 SCI 측이 SCK컴퍼니 지분 전량을 공정가치보다 35% 할인된 가격에 되사갈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포함했다. 스타벅스가 이마트 실적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이번 논란이 유통가 마케팅 사고의 반복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무신사는 2019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수사기관 발표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광고 카피로 활용해 불매 운동을 겪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2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무신사 광고를 올리며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 그로 시발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질타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스타벅스의 이번 행위는 미국 본사의 글로벌 브랜드 가이드라인과 충돌할 소지가 있는 만큼 브랜드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의 과거 사례까지 언급될 정도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관련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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