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API 수주 2년간 6320억…유한화학 증설 효과 ‘가시화’

임태균 기자 2026. 5. 20. 12: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길리어드와 2102억 규모 공급계약 추가…글로벌 CDMO 성장축 부상
화성공장 HB동 증설로 99만5000리터 생산능력 확보…2028년 HC동 가동 목표
유한양행 본사 전경. 약사공론 DB.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API) 해외사업이 글로벌 공급계약 확대를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회사 유한화학의 생산능력 확대가 실제 수주 성과로 연결되면서, 합성신약 원료의약품 CDMO 사업이 유한양행의 중장기 성장축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20일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억3981만854달러, 한화 기준 2101억9164만원 규모다. 이는 2025년 매출 대비 9.61%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에서 공급 대상 약물의 적응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유한양행은 최근 2년간 길리어드를 중심으로 대형 API 공급계약을 잇달아 확보해 왔다. 2024년 9월과 2025년 5월에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총 1965억원 규모로 체결했고, 지난해 8월에는 에이즈 및 C형간염 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각각 843억원, 850억원 규모로 따냈다. 모두 길리어드 대상 물량이다.

여기에 이달 초 미국 브릿지바이오파마와 체결한 560억원 규모 심근병증 치료제 API 공급계약까지 포함하면, 이번 길리어드 계약을 더한 최근 2년간 누적 수주 규모는 약 632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일회성 공급계약이 아니라 유한양행의 해외사업 구조가 CDMO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대상 영업과 수주를 맡고, 100% 자회사인 유한화학이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양사 간 시너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CDMO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용 및 상업화 의약품 생산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사업이다. 유한양행의 해외사업 핵심은 합성신약 원료의약품 CDMO다. 이 분야는 단순 제네릭 원료의약품보다 진입장벽이 높지만, 품질관리 역량과 글로벌 규제 대응 능력을 갖출 경우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유한양행 해외사업 매출은 2023년 2400억원, 2024년 3100억원, 2025년 380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 해외사업 매출도 1000억원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유한화학의 생산설비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유한화학은 안산공장과 화성공장을 통해 연간 총 99만5000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안산공장은 약 46만리터 규모로 4개 생산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성공장은 2016년 준공된 HA동에 이어 지난해 4월 HB동 증설을 완료하면서 약 53만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증설 효과는 실적에도 반영됐다. 수주 확대에 힘입어 유한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897억원으로 2024년 대비 36.5% 증가했다. 글로벌 공급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유한화학의 생산능력 확대가 유한양행 해외사업 성장으로 직접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유한화학은 추가 생산시설인 HC동 증설도 추진 중이다. 최근 거래처 다변화와 수주 증가로 안산·화성 양 공장의 가동률과 생산량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HC동은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상반기 상업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사업 경쟁력으로 200여개 합성 기술, 지속적인 기반 기술 개발, 글로벌 수준의 cGMP 대응 역량,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프로젝트 운영 능력 등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주요 생산 분야는 항바이러스제,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이며, 글로벌 제약사를 중심으로 거래처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지역 다변화를 중시하면서 원료의약품 아웃소싱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합성신약 원료의약품 CDMO 시장은 기술력과 품질 신뢰도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글로벌 기준에 맞춘 생산시설과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최근 API 수주는 자회사 생산설비 증설과 글로벌 품질 신뢰도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혁신신약 개발과 별개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CDMO 사업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는 혁신신약 개발과 CDMO·API 사업을 양대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세계 수준의 생산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