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보험 적용 첫발…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향방은
국내는 비급여 유지…접근성·재정 부담 여전

미국이 그동안 제한해왔던 체중 감량 목적 비만치료제 보험 적용 문턱을 낮춘다. 미국 정부가 비만치료제 건강보험 지원을 위한 첫 시범사업에 나서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접근성 문제와 건강보험 적용 논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건강보험국(CMS)은 오는 7월 1일부터 메디케어 파트 D(외래환자 처방약) 수혜자를 대상으로 특정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월 50달러에 제공하는 단기 시범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GLP-1 브릿지(Medicare GLP-1 Bridge)'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메디케어 제도 내 비만치료제 보장 확대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성격을 띤다.
이번 시범사업은 비만치료제의 높은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고령층의 장기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 권한 아래 추진된다. 사업은 2027년 말까지 약 1년 6개월간 운영되며, 대상 약물에는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위고비(Wegovy) 주사제 및 정제, 제프바운드(Zepbound), 파운다요(Foundayo) 등이 포함됐다.
다만 지원 대상은 제한적이다. 치료 시작 시점 기준 만 18세 이상이면서 BMI가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고혈압·만성신장질환 등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 또는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병 전단계·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이력이 있는 환자 등을 중심으로 사전 승인 기준을 적용한다.
국내는 여전히 비급여… 높아지는 접근성 부담
미국 정부가 국가 차원의 지원에 나선 반면 국내 상황은 아직 차이가 있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대부분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며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구조다. 국민건강보험 체계 내에서도 비만 자체는 원칙적으로 급여 대상 질환으로 폭넓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치료 접근성 확대 논의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처방과 시장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비만을 단순 체중 문제가 아닌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계된 질환으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약제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치료 지속성이나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고도비만 환자나 만성질환 동반 환자에 한해 제한적인 급여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특히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치료 효과와 비용 효율성을 평가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 변수는 결국 '건보 재정'
정부가 비만치료제 급여화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재정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비만 환자 규모가 광범위한 만큼 급여 적용 대상이 확대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기간 동안 GLP-1 약물 복용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합병증 감소와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지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종료 이후에는 2028년부터 정식 메디케어 모델인 'BALANCE' 체계 편입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히 비만치료제 지원 여부를 넘어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를 검증하는 성격도 갖는다. 향후 결과에 따라 비만치료제의 비용 대비 효과성과 급여 적용 기준에 대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