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M.AX(제조 인공지능 전환) 확산…기업대표들 설득이 최대 과제”
‘디스플레이 AX거점’ 천안, AI기술 확산 최적
228억 투입…선도공장서 표준모델 개발·실증
공정 일원화·자동화…지역기업 87% 도입 의지
입주기업 인식 개선·수요 공급 매칭 본격화

“대표님들의 인식 전환이 현재 우리가 해야할 가장 큰 개선과제다. 대표님들이 AI를 알아야 AI 도입이 결정된다. 실무자들 교육도 병행한다. 주요 의사결정과 현장에서의 반발 최소화. 큰 틀에서 보면 AI를 기업에 접목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의 두축이 그들입니다.”
고형석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역본부장은 지난 1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제조인공지능전환(M.AX)’ 사업의 가장 큰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 본부장은 “인공지능협회, 충남경영자협의회와 협업해 AI최고책임자 과정(CAIO) 개설했다. 40여명의 회원사도 모집했다. 명사를 초청하여 AI산업 동향에 대해 알리고 있으며 산업데이터 표준화, 충청지역 내 입주기업 및 유관기관과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한 이 네트워크들을 바탕으로 AX 카라반을 운영해 수요-공급기업과 매칭에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인공지능대전 등을 통해 AI 전환에 대한 인식 필요성에 대해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현장에서는 여전히 “스마트공장도 했는데 AX는 또 뭐냐” “AI를 넣으면 우리 회사에 어떤 이익이 있느냐” “회사 기밀이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 “그래서 얼마나 이익이 되고, 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냐”는 등의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고 본부장은 “AI의 시대가 금방 올 것 같은데 AI 공부는 미리 해놔야 한다. 사전 학습이 안 돼 있으면 AI시대가 와도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0개 AX 실증산단 가운데 천안의 역할은 디스플레이다. 천안은 삼성디스플레이라는 글로벌 앵커기업과 소재·부품·장비기업들이 집적돼 완결형 가치사슬을 갖췄다는 점에서 디스플레이 AX거점으로 선정됐다. 산단공에 따르면 천안에는 204개의 전후방 디스플레이 중소기업이 모여 있다. 특히 천안 2·3·4산단 등 핵심 산단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제조업’이 특화돼 있어 AI기술의 실증과 확산이 가능하다.
![산단공 충청본부의 CAIO과정에 참여한 각 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산단공 충청본부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ned/20260520113910361fgmp.jpg)
천안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은 2025년 10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총사업비는 228억원으로, 국비 140억원과 지방비 56억원, 민간 32억원이 투입된다. 주관기관은 충남테크노파크이며 TSE와 제이이노텍 등 10개 기관이 참여한다. 사업의 핵심은 천안 AX 대표 선도공장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AX 얼라이언스 확산을 위한 표준모델을 개발해 기업 실증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87% 기업이 AI 도입 의지를 보였고, 소부장 기업들이 제조 AI 데이터 활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AX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K-디스플레이 AX 혁신을 위한 지역 기반과 기업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와 산단공이 이 예산으로 현장에서 가장 크게 바꾸려는 부분은 공정 개선과 자동화다. 고 본부장은 “비전 AI 도입을 통해 불량 원인을 추적하고 공정 정밀도 향상과 수율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동조립 시스템 구축을 통해 조립공정 일원화, 로봇 및 AI 기반 제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계에 널리 적용할 수 있는 비전AI와 피지컬 AI, LLM 기반의 공정 및 품질개선 AI모델 개발 실증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산단공은 천안 선도공장 실증을 통해 불량률 20% 감소, 작업효율 30% 증가를 목표로 잡고 있다.
충남TP는 제조 AI 오픈랩을 통해 선도공장 실증 결과를 입주기업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제조 AI 오픈랩은 충남TP 디스플레이혁신공정센터 내 130평 규모로 조성된다. GPU·NPU 클러스터, MLOps 플랫폼, 데이터 수집·저장 설비, 네트워크·통신 인프라 등을 갖추고 AI기업, 입주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테스트베드로 운영된다.
이종진 충남TP 센터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제조기업이 AI를 도입하려면 최소 2억~3억원 정도는 든다. 자체 서버를 최소로 갖춰야 하고 네트워크를 정리해야 하며, AI 설루션도 필요하다”며 “처음부터 전 라인을 다 바꾸는 것보다 일부 공정에 먼저 적용해 효과를 확인한 뒤 전사적으로 확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AI를 해야 한다는 점은 느끼지만 어느 포인트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어려워한다”며 “정부 사업이 마중물 역할을 하더라도 대표로서는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의 의지가 중요하다. 기존 절차와 공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중간관리자와 작업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기존 공장을 AX화하는 작업은 새 공장을 짓는 것보다 까다롭다. 가동 중인 생산체계를 멈추지 않은 채 AI를 얹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제조 데이터는 기업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만큼 외부 클라우드에 올리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 산단공은 천안 사업에서 로컬 클라우드 환경을 강화하고 기업별 독립 데이터 허브와 연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센터장은 “소버린 AI는 국가적 차원의 데이터 종속을 피한다는 개념이지만 제조현장에서는 암호화와 폐쇄형 인프라로 이해하면 된다”며 “기업에서 나온 데이터는 암호화돼 이동하고, 다시 기업에 전달될 때도 암호화된 상태로 관리된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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