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줄기 뚫고 번진 "NO 스타벅스"…광주 시민사회 불매운동 점화
"정용진 회장 즉각 사퇴하라"
관련 시민단체도 집회 예고

스타벅스코리아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탱크데이' 이벤트가 거센 역사 왜곡과 폄훼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시민단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퇴와 스타벅스 불매를 촉구했다.
빗속 거센 항의…"상업적 만행, 부산과 연대해 심판"
20일 오전 9시40분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국민주권사수 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소속 회원들이 모여 스타벅스 불매운동 집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확성기가 달린 트럭을 동원해 거센 항의 구호를 외치며 '광주에서 돈 벌고 5·18을 조롱한 정용진 사퇴!', '스타벅스 거부', '5·18 영령이 피눈물을 흘린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마이크를 든 국민주권사수 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이주연 집행위원장은 "전두환 군사 정권의 폭력을 상징하는 탱크를 마케팅에 이용하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억울하게 숨진 박종철 열사의 희생을 상업적 수단으로 전락시킨 신세계 그룹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얄팍한 상술로 광주와 부산의 역사적 상처를 유린한 정용진 회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종철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부산 시민사회가 5·18 정신의 광주와 연대해 신세계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의 최전선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발길 멈춘 시민들 "불매운동 동참하겠다"
거센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백화점 인근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우산을 쓴 채 걸음을 멈추고 집회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출하며 불매운동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현장을 지켜보던 김모(57)씨는 "광주 사람으로서 5·18을 가벼운 조롱거리로 삼은 기업의 커피를 어떻게 마음 편히 마실 수 있겠느냐"며 "당장 오늘부터 스타벅스 발길을 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 역시 "경영진 사과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이미 광주 시민들의 마음엔 상처가 난 뒤"라며 "앞으로는 스타벅스말고 다른 카페 브랜드를 이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논란에 대한 지역 사회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오전에도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 시민단체가 광주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 관련 집회를 열기 위해 경찰에 정식 신고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