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21일 총파업 수순… 중노위 2차 사후조정 끝내 결렬
회사 "적자 사업부 보상, 수용 불가"
노사정, 추가 대화 여지는 열어둬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일을 단 하루 앞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결렬됐다. 사측이 중노위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해 입장을 유보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예고한 대로 21일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다만 노사정 모두 추가 대화 여지는 열어뒀다.
중노위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중노위 조정안에 대해 삼성전자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 여부에 대해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을 하지 않아 2차 사후조정은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오전 11시 25분 노조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측이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며 "결국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조정은 종료됐다"고 알렸다.
그는 사후조정 결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10시쯤 노조는 중노위 제시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했다"며 "중노위원장이 조정 불성립을 선언하려하기 직전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거부 의사를 철회하며 시간을 요청해 3일 차까지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재개된 3차 사후조정 회의에서도 사측이 입장을 유보해 중노위원장이 결국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다. 최 위원장은 "오전 11시가 돼서도 사측 대표교섭위원이 '결정 권한이 없다'라는 의사 표현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예정대로 내일(21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경영진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조정이 종료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양보를 최대한 많이 했음에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서 좀 국민들께도 죄송하다"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어떤 쟁점을 두고 결렬됐는지에 대해선 중노위의 비밀유지 요청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최 위원장은 "한 가지 쟁점에만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쟁점은 성과급 사업부별 배분 비율인 걸로 보인다. '반도체(DS) 부문' 전체와 사업부 간 비율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노조는 7대 3 비율을, 회사 측은 4대 6 비율을 주장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후조정 결렬 직후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사흘에 걸친 중노위의 두 번째 사후조정도 빈손으로 끝났지만 노사 모두 대화 여지는 열어뒀다. 최 위원장은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은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죄송하다"며 "대화의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삼성전자도 공식 입장문에서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노위와 고용노동부도 마지막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단독 조정위원을 맡은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비록 이번 조정이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노동부 역시 "아직 대화 시간이 남아 있다"며 "긴급조정권 검토는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현 상황을 '최종 대화 결렬'이 아닌 '사후조정 불성립'으로 보는 것이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세종=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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