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 욕하고, 차면 차겠다" 지소연은 '언페어' 항저우 설욕전 준비 중인데...한국은 혈세로 북한팀 '공동응원'→북한팀, "상관 안 해"

정승우 2026. 5. 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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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오후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남했다.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시즌 (AWCL) 준결승에서 격돌한다.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이 입국장을 나가고 있다. 2026.05.17 /sunday@osen.co.kr

[OSEN=정승우 기자] 지소연(35, 수원)과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있다. 항저우의 기억 때문이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었다. 경기 내내 이어진 거친 플레이와 신경전,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까지 뒤섞였다. 손화연의 퇴장 장면은 지금까지도 논란으로 남아 있다.

당시 경기 후 지소연은 공개적으로 분노했다.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언페어한 경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북한 선수들과도 싸워야 했는데 심판 판정까지 너무 힘들었다"라고도 말했다. 늘 침착하던 지소연이 인터뷰 뒤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할 정도였다.

3년이 흘렀다. 무대는 아시아 최고 클럽 대항전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이다. 상대는 또 북한이다. 리유일 감독이 이끄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지소연을 비롯해 항저우에서 북한에 무너졌던 선수들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준결승이 아니다. 설욕전이다.

[OSEN=조은정 기자]

실제 지소연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들은 거칠고 욕설도 많이 한다"라며 "우리도 물러서지 않고 상대가 욕하면 욕하고, 발로 차면 발로 차고 같이 대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기엔 감정이 담겨 있다. 기억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리유일 감독 역시 당시 북한 여자대표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사실상 대표팀급 전력을 갖춘 내고향과 다시 마주하는 순간이다.

수원FC 위민 선수단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박길영 감독도 "지난번엔 선수들이 솔직히 쫄았던 것 같다. 지금은 다르다"라고 했다. 홈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준결승이다. 한국 여자 클럽 최초 결승 진출이 걸려 있다.

정작 한국 축구판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선수들은 이를 갈고 설욕을 준비하는데, 밖에서는 '공동응원' 이야기가 더 크게 들린다. 시민평화포럼, 자주평화통일연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 개 단체는 '수원FC 위민-내고향여자축구단 공동응원단'을 결성했다. 양 팀 모두를 응원하겠다고 한다.

여기에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 약 3억 원 범위 내에서 응원 물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돈인가.

[사진] 공동응원단

이 경기는 남북 화해 이벤트가 아니다. AFC 공식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다. 지면 탈락이다. 선수들은 결승에 가기 위해 시즌 내내 준비했다.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북한을 꺾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데, 정작 경기장 밖에선 "승패를 떠나 평화", "양 팀 모두 응원" 같은 말이 나온다. 

챔피언스리그는 원래 그런 대회가 아니다. 골 하나에 운명이 갈린다. 유럽이든 아시아든, 선수들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싸운다. 특히 상대가 과거 자신들에게 모욕과 상처를 안겼던 북한이라면 더 그렇다.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준결승 앞에서 대한민국 팀을 향한 응원보다 북한 팀 방남과 공동응원 분위기가 더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세금까지 들어간다. 지난 15일 OSEN과 통화를 나눈 통일부 관계자는 3억 원이라는 돈이 대부분 '응원 도구 구매'에 들어간다고 설명했을 뿐, 더 자세히 물어보자 이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정작 북한은 차갑다. 리유일 감독은 공동응원 관련 질문에 "우리는 철저히 경기를 하러 왔다. 응원단 문제는 감독과 선수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한국, 그 중에서도 '공동응원단' 혼자 들떠 있는 그림이다.

수원FC 위민 선수단과 서포터즈 분위기는 오히려 명확하다. 수원FC 관계자는 "당연히 수원FC 위민을 응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포터즈 '포트리스' 역시 "선수들이 특정 목적의 들러리처럼 소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 이 경기의 주인공은 공동응원단도, 정치적 메시지도 아니다. 북한에 당했던 기억을 안고 다시 일어선 선수들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새 역사를 준비하는 구단 구성원들이다.

[OSEN=인천공항, 이대선 기자]

지소연은 항저우의 분노를 아직 잊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그 설욕전을 앞두고 "양 팀 모두 응원하자"라며 혈세까지 투입하고 있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응원받아야 할 팀은 도대체 누구인가.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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