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뱅킹 독주 흔들까…은행권 슈퍼앱 '체류 시간' 경쟁 구도재편

박소희 기자 2026. 5. 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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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의 승부처가 '얼마나 많은 금융 기능을 넣었느냐'에서 '고객이 하루에 몇 번 앱을 열게 만드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권 슈퍼앱 경쟁은 계좌 조회와 송금을 넘어 연금, 증권, 보험, 소비 분석, 콘텐츠, 디지털자산 지갑까지 끌어안는 고객 체류시간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

은행권 슈퍼앱 경쟁의 기준점은 KB스타뱅킹이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10월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하며 슈퍼앱 경쟁을 먼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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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MAU 1379만명으로 선두…신한 슈퍼SOL 2년6개월만에 전면 개편
연금·증권·보험·콘텐츠·디지털자산까지 붙이며 생활 플랫폼 경쟁 가열
[출처=신한은행]

은행 앱의 승부처가 '얼마나 많은 금융 기능을 넣었느냐'에서 '고객이 하루에 몇 번 앱을 열게 만드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KB스타뱅킹으로 굳힌 선두 구도에 신한·하나·우리은행이 대규모 개편으로 도전장을 냈다. 은행권 슈퍼앱 경쟁은 계좌 조회와 송금을 넘어 연금, 증권, 보험, 소비 분석, 콘텐츠, 디지털자산 지갑까지 끌어안는 고객 체류시간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다음 달 새 통합 플랫폼 '신한 슈퍼SOL'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3년 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취임 이후 대표 디지털 프로젝트로 출범한 슈퍼SOL이 2년 6개월 만에 전면 재출시되는 셈이다.

신한금융이 새 앱을 꺼내든데는 슈퍼SOL이 그룹 통합 앱이라는 상징성에도 주력 앱 이용자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한 SOL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42만명, SOL페이는 990만명 수준이다. 반면 슈퍼SOL의 MAU는 184만명에 그쳤다. 은행·카드·증권·보험 기능을 한 앱에 모았지만 실제 고객 입장에서는 각 계열사 앱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개편을 통해 새 슈퍼SOL은 '패밀리 금융' 기능을 강화한다. 가족 단위 고객을 앱 안으로 유도하고 자녀 계좌 개설 절차를 간소화한다. 반려동물 가족 등 생활 기반 관계를 금융상품과 연결하는 '패밀리 적금' 준비 중이다. 은행 앱을 개인 거래 창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가족 단위의 금융관리 공간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KB 선두 굳히기 속 신한·하나·우리 추격전

은행권 슈퍼앱 경쟁의 기준점은 KB스타뱅킹이다. KB스타뱅킹 MAU는 2023년 1분기 1119만명에서 2024년 말 1303만명, 2025년 3분기 1379만명으로 늘었다. 시중은행 앱 가운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10월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하며 슈퍼앱 경쟁을 먼저 열었다. 은행 거래뿐 아니라 카드, 보험, 증권, 공공서비스를 한 앱에 넣었다. 한때 19개에 달했던 앱을 줄이고 KB스타뱅킹 중심으로 개인금융 기능을 모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서비스를 개편하고 KB페이, KB증권 M-able 등과의 연결을 강화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개편 효과를 앞세워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나원큐 사용자 증가 수는 176만명, 증가율은 1548%를 기록했다. 신규 설치 건수는 180만건에 달했다. 지난 2월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퍼스트'를 마치고 새 플랫폼을 본격 운영한 뒤 대규모 프로모션이 맞물린 결과다.

하나원큐는 개편 이후 연금과 투자 기능을 전면에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생애주기 전반을 고려한 종합 연금 투자 관리 시스템인 'AI연금투자 솔루션'을 통합 서비스로 선보였다. 금융 앱 안에서 고객의 장기 자산관리 수요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결합도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웹툰·도서 플랫폼 리디와 협력하며 금융 앱을 소비와 콘텐츠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은행 앱을 혜택 알림이나 상품 가입 창구에 그치게 하지 않고,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뉴 우리WON뱅킹'으로 맞서고 있다. 기존 우리WON뱅킹을 대신해 선보인 새 앱에는 17개월 동안 약 63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 캐피탈, 종합금융, 저축은행 등 계열사 주요 서비스를 한곳에 모았다. 우리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과 연계한 해외주식 거래, 보험 조회·청구 기능도 더했다. 

우리은행은 개인화 기능에도 힘을 싣고 있다. 타 금융사 계좌까지 통합 조회하고 자산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금융이 증권과 보험을 잇달아 보강하는 상황에서 뉴 우리WON뱅킹은 그룹 비은행 서비스를 은행 고객에게 연결하는 핵심 통로가 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구조적 부담이 크다. NH올원뱅크, NH스마트뱅킹, NH콕뱅크, NH페이, NH기업뱅킹 등 여러 앱을 운영한다. 농협은행과 농·축협 상호금융이 별도 법인이라는 특성상 앱 통합이 쉽지 않다. 

◆디지털자산 지갑까지 품는 은행 앱

은행권이 슈퍼앱에 매달리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가 이미 고객의 모바일 시간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토스는 지난해 말 MAU 1910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3분기 MAU 1874만명을 나타냈다. KB스타뱅킹이 시중은행 중 앞서 있지만, 빅테크·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있다.

슈퍼앱의 다음 전장은 디지털자산이다. 신한금융은 새 슈퍼SOL에  계좌 연동형 '코인 지갑'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거래소 협약 등이 전제돼야 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은행 앱을 차세대 디지털 화폐 인프라로 키우겠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신한은행은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도 참여한다. 예금을 예금토큰으로 전환해 배달앱 '땡겨요', 편의점, 여행자보험 등 생활 결제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은행 앱이 예금과 대출을 관리하는 창구에서 결제와 디지털화폐를 담는 지갑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쟁이 계열사 기능 통합과 사용자환경 개선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누가 고객의 디지털 금융 신원을 장악하느냐의 싸움이 될 수 있다. 고객이 가장 자주 쓰는 금융 앱은 향후 스테이블코인 결제, 예금토큰, 디지털자산 관리의 기본 지갑이 된다.

다만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 제한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은행·카드·증권·보험을 한 앱에 모아도 영업 목적의 정보 공유가 막혀 있으면 고객 입장에서는 '하나의 앱'이라기보다 여러 앱을 연결해 놓은 구조로 느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슈퍼앱 전략의 핵심은 고객을 한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라며 "앞으로 결제와 디지털자산 서비스가 붙으면 플랫폼 체류시간과 계열사 간 시너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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