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외면한 '20% 룰'… 막힌 대부업, 커지는 불법 사채시장
신용대출 줄고 담보대출 확대…"제도권 마지막 보루 다시 세워야"
![대부업권이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악화로 금융취약층의 자금 조달 역할을 줄이는 사이 상품권 사채, SNS 불법대출 등 음성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거리에 카드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출처=EBN]](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552778-MxRVZOo/20260520104501791pwjs.jpg)
불법사금융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막아야 할 제도권 마지막 보루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대부업권이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악화로 금융취약층의 자금 조달 역할을 줄이는 사이 상품권 사채, SNS 불법대출 등 음성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채무 문제를 겪던 30대 여성 사망 사건이 알려졌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이른바 '상품권 사채'를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사채는 현금을 빌려준 뒤 일정 기간 후 상품권 형태로 상환받는 방식으로, 겉으로는 상품권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금리 사채와 유사한 구조다.
50만원을 빌린 그는 한 달 새 원리금 규모가 1500만원 수준까지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2000%를 웃도는 수준의 불법 사금융이다. 또 하루에도 수십 차례 전화를 받거나 욕설, 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 등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상품권 사채 문제와 관련해 "악덕 사채다. 경찰에서도 단속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교묘해지는 불법사금융…"알면서도 이용"
문제는 금융취약층이 갈수록 진화하는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소액 급전, 비상금 대출, 상품권 매입 등을 내세운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수십만원 수준 소액 거래로 시작하지만 반복 차입 과정에서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순간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 불법사금융은 노골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정상 거래처럼 위장해 접근한다"며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불법 사금융 관련 사진. [출처=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552778-MxRVZOo/20260520104503121ivjn.jpg)
◆줄어드는 신용공급…대부업 역할론 재부상
금융권에서는 불법사금융 문제를 단순 단속 강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취약계층을 흡수할 수 있는 합법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부업은 저신용자들이 은행과 2금융권 이용이 어려울 때 마지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달 비용 부담과 규제 강화, 연체 리스크 확대 등이 겹치며 대부업체 상당수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부업 담보대출 비중은 59.2%다. 신용대출 비중은 40.8%에 불과했다. 신규 신용대출 영업 자체를 축소하거나 사실상 보수적 운영으로 전환한 곳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불법사금융 단속 강화와 함께 합법 금융 접근성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제도권 내에서 취약차주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망 자체가 약해지면 결국 음지 시장만 더 커질 수 있다"며 "대부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성웅 한국대부협회장은 "대부업이 위축되면 취약차주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제도권 내에서 관리 가능한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업이 제도권 금융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차별규제 등은 완화해 대부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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