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 1800만원 소득공제 쏠쏠한데… 국민성장펀드 가입 전 따져봐야 할 조건은?

#직장인 A씨는 최근 정부가 출시를 앞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같은 미래 산업에 투자하면서 최대 1800만원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관심이 생겼지만, 한 번 가입하면 5년 동안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에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A씨는 “ISA나 연금저축도 이미 넣고 있는데 여윳돈으로 조금이라도 가입하는 게 맞는지 고민된다”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도 아니라 혹시 손실이 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최근 A씨처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오는 22일 출시를 앞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가입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하는 구조와 세제 혜택을 앞세우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년간 자금이 묶이는 폐쇄형 구조인데다 첨단산업·비상장 기업 투자 비중이 높아 투자 전 구조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일반 국민 투자용 상품이다. 국민 자금 6000억원과 정부 재정 1200억원을 모아 총 72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AI·반도체·바이오·로봇·미래차·이차전지·방산 등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투자한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전체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총 150조원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세제 혜택이다. 전용계좌를 통해 가입하면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3000만원 이하 투자금은 40% △3000만~5000만원 구간은 20% △5000만~7000만원 구간은 10% 공제율이 적용된다. 또 투자 기간 동안 발생한 배당소득에는 9%(지방세 포함 9.9%)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정부가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하는 구조도 특징이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정부 재정이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해 자펀드 손실의 일정 부분을 우선 흡수하도록 설계됐다. 금융당국은 “정부 재정이 최대 20% 범위에서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개인 투자금의 20%를 무조건 보장해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손실 폭이 더 커질 경우 일반 투자자도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상품 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투자자들이 은행·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돈을 하나로 모아 ‘모펀드’를 만들고, 이 자금을 다시 10개의 자펀드 운용사가 나눠 운용하는 ‘재간접’ 구조다. 미래에셋·삼성·KB자산운용 가운데 어느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실제로는 동일한 자펀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게 된다.
가입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은행 10곳과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15곳에서 가입할 수 있다. 총 모집 규모는 6000억원이며 선착순 방식이라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 또는 만 15세 이상 근로소득자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하며, 이 경우 ISA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 제출이 필요하다. 국세청은 최근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과 겹치며 홈택스 접속이 몰릴 수 있다며 상품 출시 전 미리 서류를 발급받아 둘 것을 권고했다.
서민 투자자를 위한 별도 물량도 마련됐다. 전체 판매 물량의 20%인 1200억원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다만 일반 물량과 동시에 판매되며, 2주 내 소진되지 않은 서민 물량은 이후 일반 투자자에게 넘어간다.
다만 장점만 보고 접근하기엔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특징은 ‘5년 만기 환매금지형’이라는 점이다. 가입 후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고 중간에 현금화하려면 거래소 상장 이후 투자자 간 매매를 해야 한다. 문제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원하는 시점에 팔기 어렵거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투자 후 3년 안에 양도하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 상당 부분이 추징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장기 투자를 전제로 설계한 상품인 만큼 단기 시세차익 목적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
투자 대상 자체의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펀드 자금의 30% 이상은 비상장사나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 등에 투자된다.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변동성도 큰 영역이다. 실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위험등급은 최고 수준인 ‘1등급(고위험)’으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출시됐던 뉴딜펀드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뉴딜펀드 역시 정부 손실 완충 구조와 세제 혜택 등을 앞세워 완판됐지만 이후 평균 연 수익률은 2%대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제 혜택과 정부 후순위 출자 구조는 분명 장점이지만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며 “5년간 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지,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자금 계획에 맞는지 충분히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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