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주인의 진심 통했다···천연기념물 ‘호사도요’ 울산서 2년째 번식

김준용 기자 2026. 5. 20. 09: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 위해 모내기 준비 미룬 땅주인
울주군 ‘안정적 번식지’로 재평가
울산 울주군에서 발견된 호사도요 암수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윤기득 시민생물학자 제공

천연기념물인 희귀 조류 ‘호사도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울산 울주군의 한 논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울주군 들녘이 희귀 철새의 안정적인 번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시는 윤기득 시민생물학자가 지난 4월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의 한 논에서 호사도요의 산란과 포란, 부화 과정을 모두 관찰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9일 암수 한 쌍이 발견된 이후, 27일 오후 새끼 4마리가 모두 부화해 둥지를 떠났다. 최초 발견 후 19일 만의 이소로, 도감상 부화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이번 번식기에는 주로 수컷이 포란을 전담한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암컷이 함께 알을 품거나 교대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직접 관찰됐다.

이번 성공 뒤에는 지역 농민의 배려도 있었다. 논 주인 엄주덕 씨는 둥지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새끼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모내기 준비를 미뤘다. 엄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식지 보호에 동참했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는 “호사도요가 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번식하는 것은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의미”라며 체계적인 보호 계획을 촉구했다. 울산시는 동상리 일대의 관찰 활동을 강화하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한편 호사도요는 일처다부제 특성을 가진 국내의 드문 나그네새로, 최근 낙동강 하류와 울주군 등 일부 지역에서 번식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김준용 기자 jy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