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이렇게 하는 거였나"…AI·XR 결합 1인 명상부스 '무아홈' 체험기
포드(POD) 안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세상이 차단됐다.

무아홈은 엔피가 개인용 XR 명상 플랫폼 '무아(MUA)'를 기업·공공기관용으로 확장한 B2B 솔루션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체험 전 태블릿 카메라를 30초가량 응시하는 것만으로 생체 데이터를 측정한다. 별도 웨어러블 없이 피부 반사광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비접촉 rPPG(원격 광혈류 측정) 방식으로, 심박수·심박변이도 등을 읽어낸다.
이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것이 감정추론 AI 'MIND C-AI'다. 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와 약 1년 반의 공동 연구로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감정의 긍정·부정 정도를 나타내는 '정서가'와 에너지 레벨을 뜻하는 '각성도' 두 축으로 현재 감정 상태를 2차원 좌표로 매핑한다. 혈압을 재듯 감정을 수치로 확인하고, 그 상태에 맞는 XR 명상 콘텐츠를 자동 추천한다는 게 개발팀의 설명이다.

헤드셋을 쓰는 순간, 눈앞에 태양계가 펼쳐졌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행성들이 각자의 궤도를 돌았다. 나레이션이 호흡을 안내하는 사이, 몸은 여전히 포드 안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시선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게 흘렀다. 헤드셋을 벗고 나서야 다시 쇼케이스장 안이라는 게 실감났다. 체험이 끝나면 카메라 앞에 다시 서서 전후 생체 데이터를 비교한다. 수치로 감정 변화를 확인하는 구조다.
체험 후 측정 결과, 스트레스 수치는 오히려 올라가 있었다. 엔피 측은 "처음 착용하는 분들, 특히 업무 목적으로 오신 분들은 기기와 상황 자체에 신경이 쓰여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찍고, 다음 장면을 확인하고, 콘텐츠를 분석하려 했던 기자의 태도가 그대로 수치에 반영된 셈이다. 명상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취재를 하러 갔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또 한 가지 솔직한 인상. 오프라인 명상 경험이 있어서인지, 나레이션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방식이 오히려 호흡을 방해한다고 느꼈다. 이 부분은 개발팀도 인지하고 있었다. "나레이션 가이드가 많은 콘텐츠와 적은 콘텐츠가 나뉘어 있고, 피드백을 반영해 조정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명상 초보자에게는 오히려 나레이션이 집중을 돕는다는 반응도 있다고 했다. 결국 사용자에 따라 효과가 달리 느껴지는 영역이다.
기술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간 그 자체였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외부 시선이 완전히 차단된다. 수면캡슐처럼 공용 공간에 놓여 있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구조다. 사무실 한켠이든, 공항 대기실이든 어디에 놓여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엔피 관계자는 "체험자들이 가장 먼저 말하는 장점이 '독립된 공간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명상 앱이나 프로그램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물리적으로 공간을 분리해준다는 것.
여기에 XR 기술이 더해지면 가능성은 넓어진다.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는 전통적인 명상과 달리, XR 환경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해 몰입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명상이 낯선 사람도 콘텐츠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느려지는 구조다. 사용자 데이터가 쌓일수록 AI가 개인의 감정 패턴을 학습해 더 정교한 추천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엔피는 도입처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POC(개념검증) 도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MWC 2026 이후에는 해외에서도 공동사업화 및 MOU 논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설치가 간편한 경량 모델 '무아 스탠드'와 '무아 테이블'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 세계 정신건강 문제 인구는 약 10억 명으로 추산되고, 국내 직장인 스트레스 지수는 OECD 최상위권이다. 무아홈이 스스로 설정한 무대는 꽤 넓다. 기술도 생각보다 탄탄했다. 다만 이 제품이 진짜 효과를 증명하는 건 지금부터다. 반복 사용이 쌓이고, 데이터가 쌓이고, 사용자가 스스로 변화를 체감할 때, 그때 비로소 이 포드의 가치가 가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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