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절반·속도 4배…구글, 오픈AI·앤스로픽 압박

이혜선 2026. 5. 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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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구글이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 2026’을 열고 인공지능(AI) 모델·영상 생성·사이버 보안 등 영역에 걸쳐 경쟁사를 겨냥한 신제품을 쏟아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업들이 연간 인공지능(AI) 토큰 예산을 5월도 되기 전에 다 써버렸다는 일화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하루에 토큰 1조개를 쓰는 기업이 업무량의 80%를 제미나이3.5 플래시 모델로 전환하면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급성장한 앤스로픽이 AI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코딩 도구 과금 방식을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하며 사실상 요금을 올린 것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연간 AI 예산을 반년도 안 돼 소진했다는 스타트업들의 하소연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피차이 CEO는 저비용 대안으로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구글은 이 모델이 대다수 최고급 모델에 견줄 만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처리 속도는 최대 4배 빠르고, 비용은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생성 분야에서는 오픈AI의 공백을 파고들었다. 오픈AI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이 낮고 인프라 소모가 크다는 이유로 동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를 조기 종료했다. 오는 9월에는 개발자용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지원도 폐지할 예정이다.

구글이 이날 공개한 ‘제미나이 옴니’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는 물론 동영상까지 입출력이 가능한 모델이다. 구글은 지난달에도 동영상 생성 도구 ‘비오 3.1’의 경량 버전을 출시하며 오픈AI의 공백을 메워왔다.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미토스’에 정면 도전했다. 미토스는 전문가급 소프트웨어 보안 취약점 탐지능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모델이다. 피차이 CEO는 “앤스로픽의 미토스는 모델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보안 영역에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도 “구형 모델인 제미나이 3.1 프로를 사용하더라도 취약점의 80~90%를 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확인했다”며 역량 차이가 이미 좁혀졌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보안 에이전트 ‘코드멘더’ API를 일부 전문가에게 시범 제공한 뒤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협력의 끈은 이어갔다. 구글은 앤스로픽이 처음 개발한 에이전트 규칙인 모델콘텍스트프로토콜(MCP)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자체 개발한 AI 콘텐츠 식별·검증 도구인 ‘신스ID’(SynthID)를 오픈AI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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