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피’ 맞춘 족집게, 이번엔 버블붕괴 경고…“국채금리 급등 심상치 않다”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6. 5.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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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80년대 코스피 흐름과 일치”
120년 간 버블붕괴 모두 금리가 촉발
“유가·금리 안정 땐 강한 투자 기회”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코스피 급등 흐름이 1980년대 ‘3저 호황’ 시기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KB증권 보고서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시장 흐름과 유사한 분기별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투자자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에는 국채금리 급등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스피 강세장을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 국면과 비교하며 연초 올해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최근에는 목표치를 연내 1만500포인트까지 상향 조정했다. 현재 장세가 당시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연초 제시했던 ‘상고하저’ 시나리오도 시장 흐름과 상당 부분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가장 강한 상승장이 나타난 뒤 2분기 조정, 3분기 재상승, 4분기 추가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왔다.

지난 3월 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급락했을 당시에도 이은택 KB증권 자산배분전략 이사는 “3저 호황기에도 마이너스 18% 수준의 거친 조정이 있었다”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이후 코스피는 실제로 3월 말 저점 대비 약 60% 가까이 반등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른바 ‘버블 후반기’ 특징도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자동차·방산·전력 등 실적 기반 업종으로 퍼졌던 상승 흐름이 최근 다시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전력·우주 산업 중심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이는 1929년 소비재 버블, 1971년 니프티 피프티, 1999년 닷컴버블 후반부와 유사한 현상”이라며 “개인 투자자 자금이 주도주에 집중되고 기관 역시 소외를 피하기 위해 따라붙는 전형적인 슈퍼버블 말기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11월 KB증권이 전망한 코스피 지수 추이 전망. [KB증권]
다만 KB증권은 최근 들어 ‘국채금리’를 핵심 위험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6%를 넘어섰고, 30년물 금리 역시 5.1%대를 기록 중이다. 국내 채권 대차거래 잔고도 227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대차거래는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거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장기금리 급등을 긴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B증권은 과거 120년간 발생한 주요 증시 버블 붕괴 역시 모두 금리 상승이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는 “금리가 오르면 ‘실적이 좋다’는 논리도 결국 힘을 잃게 된다”며 “금리 상승은 실물경제는 물론 AI 투자 열풍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핵심은 금리 상승이 일시적 변수인지, 구조적 긴축 전환인지 여부라는 분석이다.

실제 1999년 닷컴버블 당시에도 첫 긴축 국면에서는 단기 조정 이후 기술주가 오히려 추가 급등했다. 이후 2000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버블이 붕괴했다.

KB증권은 최근 금리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국제유가 급등을 꼽았다. 이 이사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시장 충격이 커질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타코(TACO·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유가와 금리가 다시 안정된다면 시장은 최악의 공포 속에서 또 한 번 강한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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