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번 찍으라 해" 초등생 상대 선거 유세 '충격'

김대호기자 2026. 5. 20. 09: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북 포항 북구 시의원 선거
초등생 부모가 선관위에 신고
사실일 경우 선거법 위반 의혹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측면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접수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접수처가 마련된 회의실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여일 남은 6·지방선거, 경북 포항에서 시의원 출마자가 등교하던 초등학생에게 부모의 특정 후보 투표를 종용했다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포항시 북구의 한 시의원 선거구에 출마한 A 후보는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서 아침 유세를 벌이던 중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5학년 B양에게 접근했다.

A 후보는 B양에게 "이번 선거 때 엄마에게 ○번 찍으라고 해라"라며 자신의 기호를 각인시키고 투표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낯선 어른이자 정치인으로부터 사실상의 압박을 받은 B양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으며, 귀가 후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B양의 어머니는 즉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후보를 신고했다는 것이다.

해당 제보가 사실이라면 선거권이 없는 아동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정신적 부담을 준 이번 행위를 두고, 정상적인 선거운동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적 유세'이자 '아동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후보자가 선거권이 없는 아동에게 부모를 타깃으로 한 투표 권유를 요구했다면, 이는 아동을 선거운동의 '매개체(전달자)'로 이용하려 한 유세 금지 위반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선거운동 선언이 아니더라도, 인지 능력이 취약한 아동을 통해 유권자인 부모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면 법적 다툼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정치권의 시각과 별개로 학부모들과 아동 인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아동학대'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설령 후보 측의 주장대로 친근감의 표시나 가벼운 부탁 조였다 하더라도, 성인 정치인이 등굣길 아동에게 위력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정서적 침해라는 지적이다.

아동복지법 상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도 볼 수 있다.

한 아동 인권 전문가는 "모르는 어른의 요구에 아동이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은 정서적 아동학대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도 했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