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 잘 곳도 없다…흑산도 홍어축제 ‘눈물의 취소’

광주일보 2026. 5.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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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운항 줄어 교통 불편
숙박·안전 인프라도 한계
주민들 “명맥 끊길까 걱정”
위기의 섬 현실 고스란히
최근 신안군 흑산면 흑산도 복지회관 경로식당에서 홍어썰기학교에서 수강생 김영길(왼쪽)씨가 홍어를 썰고 있다.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흑산도의 대표 축제인 ‘흑산홍어축제’가 여객선 배편 감소로 인해 취소됐다. 섬 주민들이 떠나면서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어 배편이 줄었는데 관광객들 불편으로 이어졌고 결국 흑산도 명물인 축제까지 열지 않게 됐다. 축제기간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수용할 숙박시설 등 미흡한 관광 인프라도 한몫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어장 변화, 어획량 감소, 고령화, 탈 어촌 등이 맞물려 위기에 봉착한 섬 생활 실태를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신안군에 따르면 매년 5월 개최하는 ‘흑산홍어축제’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군은 흑산도와 인근 섬을 오가는 배편이 감소하면서 축제 기간 찾을 관광객 불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데 따라 축제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안 섬을 오가는 여객선의 경우 지난 4월 10일 비금·도초도와 흑산도, 홍도, 가거도 등을 오가는 뉴골드스타호가 선령 만기로 운영을 멈췄다. 앞서, 지난해 12월 같은 항로를 지나는 유토피아호도 같은 이유로 운항을 중단했다. 흑산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8척에서 6척으로 줄었는데, 오는 7월 목포~흑산~가거도를 오가는 핑크돌핀호도 운항을 멈출 것으로 전해졌다.

배편 감소로 인한 교통 불편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안전 문제도 축제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신안군 입장이다.

흑산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배편 감소로 숙박을 하게 될 경우 현재로는 수용 시설이 부족해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배편이 부족한 만큼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도 어렵다는 것이 군 설명이다.

흑산홍어축제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열린 흑산도의 대표 축제다. 2024년에는 하루에만 2000여명이 몰렸다. 배 한 편당 250여명이 탄다. 그만큼 아쉬움을 토로하는 섬 주민들도 많다.

최서진 흑산홍어썰기학교장은 “매년 5월 초순이면 열리던 홍어축제가 취소돼 많이 아쉽다”고 했다. 김수빈(여·33)씨는 “배편이 줄어 올해는 안 한다고 하니 허전하다. 홍어축제 명맥 자체가 끊길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신안군 흑산면 수산팀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여객선 공영제 관련 얘기가 나오기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언제나 예산 문제에 부딪히는 실정이다”며 “공영화를 한다면 여객선 운임 횟수를 늘리거나 관광객 운임료 인하 등 여러 편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안 흑산도=박준원 기자 jwpak2@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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