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닭 잡는 AI’도 필요…글로벌 시장의 ‘맞춤정장’ 되겠다”
블랙웰 4000장 신규도입…차기 모델 하반기 공개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면 안 됩니다. 그러다가 인공지능(AI) 토큰 비용 때문에 파산하는 회사가 곧 나올 겁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19일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각 기업의 규모와 사용 시나리오에 따른 AI 모델 분화 필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데이터센터 구축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델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강조된 ‘토크노믹스’가 앞으로 더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토큰 비용 통제가 향후 기업의 생존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는 “오늘의 날씨, ‘고마워’ 같은 단순 응답까지 가장 비싼 프론티어 모델로 처리하기 시작하면 그 회사의 파산 속도만 빨라질 것”이라며 “AI 기능이 단순 부가 기능이 아닌 서비스 운영의 핵심이 되는 순간, 토큰 비용을 제어하지 못하는 기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단순 응답은 경량 모델로, 복잡한 추론은 프론티어 모델로, 보안이 중요한 작업은 자체 인프라에서 처리하는 식의 작업별 모델 매칭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지향점을 글로벌 AI 시장에서 ‘소금’의 역할로 명확하게 제시했다. 그는 “전 세계 AI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게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기성복’이 안 맞는 고객에게 정확히 치수를 맞춰 공급하는 존재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이나 한국수력원자력처럼 외부 인터넷이 끊긴 환경,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자국 역량을 키우려는 정부 등이 우리의 맞춤 옷이 필요한 고객들”이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확장은 이 전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중동 전역을 커버할 정보통신(IT) 기업으로 키우고 있다. 디지털 트윈과 지도 기반 슈퍼앱 서비스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구축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스택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소버린 AI 수요’의 확대를 확인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유럽도 자주 국방 같은 개념의 자국 AI 인프라를 원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를 ‘잡아먹을’ 정도가 아니라는 인식에 협력 파트너로서 매력적으로 평가받는다”고 분석했다.
급변하는 AI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델과의 협력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만, 수십만 고객을 가진 델이 그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교훈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소개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투자의 성공적인 결과물도 공유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초 엔비디아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4000장으로 구성된 학습용 클러스터를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하반기에는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새로운 하이퍼클로바X를 기대해도 좋다”며 “네이버클라우드가 그동안 많이 해온 멀티모달, 시각언어모델, 옴니모델 분야에서 새로운 라인업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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