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투입했는데 바뀐게 없다”…제주공항, 연 1.5조씩 날릴 판
인프라 확충에 2239억 투입
슬롯 시설용량 확대했지만
국토부, 안전문제로 허용안해
中 특수 노린 관광업계 한숨
“중국 전세기 뜰때마다 만석”
年 1.5조 소비효과 증발위기
![제주국제공항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mk/20260520074810697ecgq.png)
제주국제공항의 슬롯 포화가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예산 2239억원을 들여 제주국제공항의 슬롯을 늘리기 위한 공사까지 끝냈지만, 슬롯 확대는 7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제주국제공항의 시간대별 최대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오전 6시와 오후 10시대를 제외한 모든 시간대에서 비상 상황 대비 1회를 제외한 34회를 꽉 채웠거나 초과했다. 슬롯이 포화되면서 항공기 추가 투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15년에 실시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라 제주 기점 항공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국제공항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사업에 나섰다.
제주국제공항의 슬롯을 기존 35회에서 40회로 늘리기 위해 같은 해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2239억원을 들여 △고속탈출유도로 3개소 신설 △이륙대기구역 2개소 신설 △계류장 주기장 확장 등 ‘에어사이드’(운항시설) 인프라를 확충했다.
또 슬롯 확대에 따른 방문객 증가에 대비해 △여객터미널 증축 △여객터미널 리모델링 등 ‘랜드사이드’(여객시설)도 정비했다. 그럼에도 공사가 완료된 이후 현재까지 7년째 제주국제공항의 슬롯은 여전히 35회로 묶여 있다.
슬롯을 늘리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착륙해서 활주로를 점유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활주로와 계류장은 다른 지역 공항보다 근접해 있다. 계류장은 승객들이 비행기를 타고 내리거나 화물 적재·적하, 급유, 정비 등을 위한 공간이다.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벗어나 계류장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두 곳의 간격이 좁다 보니 조종사들이 먼저 계류장에 세워진 다른 항공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동 속도를 줄이고 있어 점유 시간을 단축하기 힘들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튀르키예, 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들은 항공기의 착륙 점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면 해당 항공사에 해명을 요구하고, 초과 횟수가 누적되면 슬롯을 감축하는 등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안전과 항공사 반발 등을 이유로 강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35회가 최대”라며 “시설 용량도 중요하지만 여객터미널도 중요하다. 현재 여객터미널 용량이 포화돼 지금으로선 35회도 많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국제공항 세부시설배치도. [제주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0/mk/20260520074811987iqkj.jpg)
특히 슬롯 확대를 기대했던 제주 관광 업계는 한숨만 쉬고 있다. 최근 중·일 관계 악화로 늘어난 중국인들의 제주여행 수요를 감안하면 허탈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산술적으로 제주국제공항의 슬롯이 1회 증가하면 운항 시간인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시간당 1편씩 하루 17편의 항공기가 추가로 운항할 수 있고, 좌석 수는 중소형기 기준 하루 약 3200석이 늘어난다. 슬롯을 1회만 늘려도 연간 항공기 운항 편수는 6000편 이상 늘어나고, 110만석 이상의 좌석을 추가로 공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제주 숙박 업계 관계자는 “제주 직항 노선이 구축된 중국 12개 지역 외에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여러 도시에서도 제주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전세기만 뜬다면 매번 만석을 이어갈 정도”라며 “40회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슬롯을 단 1회라도 늘려서 전세기가 다닐 수 있게 숨통이 트이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모객하는 한 여행사 대표 역시 “제주 방문객 수가 곧 제주 하늘길 좌석 수다. 공급 좌석이 늘어나면 관광객이 증가하고 반대면 감소한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안전 문제를 해결하면서 비행 편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 고경호 기자 / 서울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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