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태석 아빠' 이을용 "부자 월드컵 출전 가문의 영광, 떨릴거 같아서 멕시코 못갈 것 같아요"

박찬준 2026. 5. 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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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이죠."

이 감독은 "정말로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의욕적으로 하되, 냉정하게 해야 한다. 경기를 뛰든 안뛰든 갖고 있는 100%를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월드컵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A매치와는 또 다르다. 그런 부분을 컨트롤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새벽에 태석이 경기를 보는데, 축구가 좀 늘었더라. 여유도 생기고, 축구에 대해 조금 눈을 뜬 모습이다.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월드컵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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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가문의 영광이죠."

'이태석 아빠' 이을용 전 경남 감독의 미소였다. 한국축구 2호 '부자(父子) 월드컵 멤버'가 탄생했다.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은 16일 발표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2년 한-일 대회, 2006년 독일 대회에 나섰던 아버지에 이어 꿈의 무대에 서게 됐다. 한국 축구 역사상 부자가 월드컵에 나선 것은 차범근-차두리가 유일하다. 아버지인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1986년 멕시코 대회에 나섰고, 아들 차두리 화성 감독은 2002년,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뛰었다.

최종 엔트리 명단 발표 당일, 관련 라이브 영상을 찍고 있었던 이 감독은 "이름이 딱 불렸을때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 웃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엔트리에 포함될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반반이었다. 얘기 들은 것도 없었고,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그저 겸허히 기다리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 뿐이었다"고 했다.

무뚝뚝한 이 감독은 "지난 주 새벽에 태석이 경기가 끝난 뒤에 통화를 했다. '다음주 명단 발표인데 어떠냐' 그랬더니 '모르겠다'고 하더라. 나도 그냥 '팀이 우선이다. 몸관리 잘해라'는 이야기 밖에 안했다"고 했다. 발표가 난 뒤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감독은 "저녁에 바로 통화를 했는데, '축하한다, 네가 바라는데로 월드컵에 가게 됐으니 잘해라' 정도만 이야기했다. 태석이도 별 말이 없더라"고 했다.

속내는 달랐다. 이 감독은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좋았다. 월드컵이라는게 인생에 한번 나갈까 말까하는 큰 무대 아닌가. 축구 선배가 아닌 아빠로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처음 축구를 시킬때만해도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프로만 가도 좋겠다 싶었는데, 월드컵까지 가게 됐다.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다. 내가 해준건 아무 것도 없다. 아빠가 티는 안내지만, 정말 대견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월드컵을 두 차례 경험한 선배 답게, 이내 냉정한 주문이 이어졌다. 일단 체력 회복과 고지대 적응을 강조했다. 그는 "태석이가 처음으로 유럽 생활을 했다. 리그도 처음인데 끝나고 월드컵도 처음이다. 체력적으로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얼마나 컨디션 조절을 잘할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고지대 적응도 잘해야 한다. 태석이가 체력이 좋은 애지만, 고지대서 무턱대고 스프린트 하면 지친다. 공을 뺏기지 않고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멘탈적인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정말로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의욕적으로 하되, 냉정하게 해야 한다. 경기를 뛰든 안뛰든 갖고 있는 100%를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월드컵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A매치와는 또 다르다. 그런 부분을 컨트롤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기대는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새벽에 태석이 경기를 보는데, 축구가 좀 늘었더라. 여유도 생기고, 축구에 대해 조금 눈을 뜬 모습이다.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월드컵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멕시코까지 못갈거 같다. 스케줄도 있지만, 솔직히 떨려서 못볼거 같다. 내가 가는건 아닌 것 같다"고 웃은 이 감독은 아들에게 담담하지만, 묵직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빠가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집안의 역사를 써준 태석이한테 아빠로서 정말로 고맙다. 몸관리 잘해서 월드컵에 이태석이라는 이름 석자를 빛냈으면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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